[현장] 경기도청 '5G', 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첫 경기 승리... 1천여 명 관중 앞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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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개막전에 나선 (왼쪽부터)설예은·김은지·김수지 선수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
ⓒ 박장식 |
16년 만에 한국 땅에서 열린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도청 '5G'가 1천여 명의 관중 앞에서 짜릿한 한일전 승리를 신고했다.
15일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개막 경기에서 대한민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일본을 연장전 끝에 10대 8로 누르고 승리를 차지했다. 김은지, 김민지, 김수지, 설예은, 그리고 설예지로 구성된 여자 컬링 대표팀은 첫 경기에서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2주 전부터 대한민국에 입국해 현지 적응에 나선 일본 대표팀 '포르티우스'가 첫 맞상대이기에 쉽지만은 않았다. 대한민국이 초반 넉 점을 기록하자 역시 석 점을 따라갈 정도로 분전하는 등 예상대로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지만, 결국 대한민국은 첫 경기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관중석 꽉 찼다... 응원·매너, 경기까지 모두 이겼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유료 관중을 받았던 이번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국내 대회는커녕, 그간 개최되었던 국제 대회도 무료 입장으로 대회가 진행되었던 탓에 대회 이전까지만 해도 혹여나 관중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안팎에서 나왔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개막식부터 속속 들어차기 시작한 관람객들은 한일전이 시작되자 1천 석 남짓 되는 관중석과 가변석을 모두 꽉 채웠다.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태극기도 곳곳에서 눈에 들어왔다. 이날 한일전에 기록된 유료 관중 역시 800여 명이 넘을 정도로 첫 경기 성공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그렇게 시작된 대한민국의 첫 드로우. 한일전으로 펼쳐진 첫 경기는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치러졌다. 성공적인 샷이 나올 때마다 절로 나오는 박수에 선수들 역시 투구를 잇달아 성공시킨 대표팀은 두 번째 엔드 넉 점의 빅 엔드를 만드는 데 성공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일본도 추격에 나섰다. 요시무라 사야카가 스킵으로 나선 일본은 3엔드 석 점을 따라가는 데 성공하며 점수 차이를 한 점으로 좁혔다. 한국도 4엔드 블랭크 엔드를 넘기며 5엔드 최대 다섯 점의 다량 득점을 노렸지만, 마지막 스톤 투구에서 가드 스톤에 자신의 스톤이 걸리는 실수를 범하며 2점 득점에 그쳤다.
일본의 치열한 추격도 이어졌다. 일본은 6엔드 두 점을 얻어가는 데 성공한 데 이어, 7엔드에는 한국이 한 점만을 가져가면서 엔드 플랜에서의 불리함을 가져갔다. 8엔드에는 일본이 다시 두 점을 추격, 기어이 동점을 만들어냈다. 9엔드와 10엔드에는 한국과 일본이 한 점씩을 가져가며 승부는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일본이 연장전에서의 스틸을 위해 하우스 안에 스톤을 여럿 배치시키며 경기를 이어갔지만, 일본의 1번 스톤이 보이는 위치에 자리하면서 한국의 승리가 점쳐지는 순간도 이어졌다. 김은지 스킵이 상대의 1번 스톤을 가볍게 탭한 뒤 자신의 스톤이 남도록 투구하는 데 성공시키며 길었던 경기가 끝났다.
최종 스코어는 10대 8,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의 함성이 가득찼다. 선수들 역시 브룸을 들어 처음으로 느끼는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에 보답하며 첫 경기 승리를 함께 기뻐했다.
"관중 여러분, '응원 전문가'... 계속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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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개막전에 나선 설예은·김수지 선수가 스톤을 스위핑하고 있다. |
ⓒ 박장식 |
경기 후 김민지 선수는 "2엔드 4점을 땄다 보니 쉽게 갔나 했는데, 연장전까지 가게 되어서 재밌게 경기를 했다"며, "생각보다 관중도 되게 많았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놀랐지만 재미있었다는 생각이 더욱 많이 들었다. 계속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김수지 선수 역시 "첫 경기 한일전을 이기게 되어서 너무 좋다. 홈에서의 경기였는데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너무 좋았다."면서, "원래 첫 경기가 어느 정도 부담이 있는데, 한일전이라고 해서 부담이 더 되기는 했다. 그래도 훈련하면서 자신감을 올린 덕분에 승리를 가져갔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은지 스킵은 "초반 다량 득점때문에 쉽게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따라잡힌 순간도 있었다"며, "경기는 쉬운 것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홈 경기라는 부담감이 있으리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동생들이 차분하게 해준 덕분에 나도 차분하게 경기를 했었다"고 돌아봤다.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소리는 어떻게 느꼈을까. 김은지 스킵은 "'대한민국'을 외쳐주시는 소리가 잘 들렸다. 다들 응원 전문가시더라"며 말했다. 실제로 연장전 김은지의 마지막 스톤 투구 직전 한 어린이 관중이 '대한민국'을 외치려 하자, 모두가 '쉿' 소리를 내며 선수들을 돕는 등 최고의 관중 매너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어 김은지 스킵은 "매너도 잘 지켜주신 데다, 컬링의 특성에 맞게 응원해주셔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좋은 투구를 할 때마다 환호해주는 모습에 너무 감사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일전 승리로 첫 시작을 기분 좋게 시작한 대표팀은 15일부터 21일까지 라운드로빈에 나선다. 16일에는 노르웨이, 스코틀랜드와 차례로 경기를 치르는 등 매일 경기 일정에 출전한다. 대회는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고, 중계는 JTBC Golf&Sports를 통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