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포스텍 공동 연구진
이황화몰리브덴의 결합을 없앨 방법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찾았다. 왼쪽 아래부터 정학순 박사 후 연구원, 권지민 교수, 이용우 박사 후 연구원, 홍수민 연구원, 구현호 연구원, 이상현 연구원./울산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반도체 소재의 최대 단점을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초저전력 반도체 구현 속도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권지민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와 노용영 포항공대(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의 결함을 섭씨 200도에서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황화몰리브덴은 반도체 칩의 집적도를 높이고, 누설전류를 최소화해 발열 없는 저전력 반도체 소재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황화몰리브덴을 칩에 집적할 때 발생하는 결함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황화몰리브덴을 증착되는 과정에서 황 원자가 원래 있어야 할 자리가 듬성듬성 비어 황과 몰리브덴의 원자 비율이 깨지는 결함이 생긴다. 이 결함은 전자의 흐름을 방해한다. 반도체 성능과 내구성 확보하려면 결함을 메우고 이론적 원자비에 가까운 상태로 회복시켜야 한다.
고온 공정에서는 결함을 최소화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반도체의 핵심 소재인 실리콘이 열에 의해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실리콘이 손상되지 않는 저온에서 이황화몰리브덴의 결함을 최소화할 공정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진은 펜타플로로벤젠티올(PFBT)이라는 물질로 섭씨 200도에서 결함을 메워 이황화몰리브덴의 몰리브덴대 황의 원자비를 이론적 비율인 1:2에 가까운 1:98로 회복시켰다.
펜타플로로벤젠티올는 이황화몰리브덴의 결함 부위에 황을 넣고, 황이 이황화몰리브덴과 결합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계산 연구)으로 이 같은 화학 반응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또 X선 분광학 분석 결과, 저온에서 실제 황의 빈자리가 메워졌다.
결함이 메워진 이황화몰리브덴으로 만든 트랜지스터 소자는 결함이 있는 경우보다 전하 이동도가 2.5배 개선됐다. 전하 이동이 빠를수록 작동 속도가 빨라진다. 소모 전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문턱전압 이하 스윙 값’도 약 40% 줄었다.
권지민 교수는 “공정에서 발생하는 황 결함은 나노 규모의 반도체 소자에서 큰 문제이다”며 “저온 황 결함 회복 기술을 통해 앞으로 이황화몰리브덴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세대 반도체의 소재의 결함 회복과 계면 특성 개선 연구를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나노’에 지난달 18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ACS Nano(2025), DOI: https://doi.org/10.1021/acsnano.4c12927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