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CEO가 26일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SKT 제공
유영상 SKT 대표가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나인 기자
"인공지능(AI) 수요자에 머무르지 않고 AI 기술로 돈 버는 공급자가 되겠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26일 올해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가동해 AI 공급자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이날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AI 수요자에 머무르지 않고 공급자가 돼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자명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유 대표는 이날 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AI 인프라 구축을 가속하기 위한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엔비디아 H 시리즈 후속 제품인 '블랙웰'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했다. '국가 AI 인프라 컴퓨팅 센터' 구축에도 통신사로 기여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GPU 도입 계획을 묻는 질문에 "H200보다 블랙웰이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 수요에 대응해 도입할 예정"이라며 "지금 주문하면 4개월 내 설치 가능하니 올해 2~3분기 중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 입찰에 대해서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복잡한 조건들이 있어 정부와 협의를 하고 있다"며 "협의가 무난하게 풀리면 이 프로젝트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국가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3사 담합을 이유로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것에는 "의결서를 받으면 대응하겠다"며 "행정소송을 진행할 예정으로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법정 공방을 시사했다.
이날 주총에서 유 대표는 AI 성과 창출과 AI 피라미드 2.0 전략을 주주들과 공유했다. SKT는 지난해 AI 누적 투자액 6000억원을 초과하고, 연구·개발(R&D) 인력을 1200여명 확보했다. AI 에이전트 '에이닷'은 약 900만 이용자를 돌파했고, 글로벌 텔코 얼라이언스(GTAA), K-AI 얼라이언스 등 통신사와 국내 기업간 협업 체계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5년 연속 영업이익 성장으로 10년 만에 영업이익률 10% 초과 성과를 달성했다는 게 SKT의 설명이다.
SKT는 SK그룹 전체의 AI 역량을 결집하고, 국내외 AI파트너십을 강화해 '한국형 AI생태계' 구축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 선보인 자체 다행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A.X)'는 올 상반기 4.0 모델 개발을 완료하고, SK AI R&D 센터에서 AI 역량을 총집결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B2C 서비스 수익화 관련해 올해 에이닷의 구독·결합상품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글로벌향 AI 서비스 '에스터'는 올 상반기 베타테스트를 거쳐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엔스로픽, 퍼플렉시티 등 글로벌 AI 기업 투자 계획에 관한 주주의 질문에 "투자는 전략적 제휴를 위한 요소로 단순 투자는 하지 않는다"며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 제휴 효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서비스형GPU(GPUaaS)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한 질의에는 "우리나라는 B2B 환경이 자기 집안을 감싸는 형태가 있어 노력에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다만, 한 번의 수주가 안 된다고 해서 전체 사업에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SKT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자회사 포티투닷이 발주한 GPUaaS 입찰에 참여했지만, 고배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주 결과가 자사 경쟁력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SKT는 본업인 통신 사업에서는 운영 최적화를 통해 경쟁력을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유 대표는 3G 종료 계획에 대한 주주 질의에 "3G 종료는 글로벌 트렌드지만, 사용자가 있는 만큼 향후 주파수 전략 연결성을 따져서 결정할 것"이라며 "3G 종료 시기와 4G·5G 주파수 전략을 잘 짜서 최적의 주파수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SKT는 김창보 변호사와 강동수 SK PM부문장을 각각 신임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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