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2 동시발매 게임 ‘마리오카트 월드’
국내 패키지 판매가격 9만8000원 책정
북미에서는 11만원·유럽은 14만원 달해
평균 6만~7만원대였던 기존 대비 최고 2배
“닌텐도가 게임 10만원 시대 열었다” 지적
연말 출시 기대작 GTA6도 비싸게 나올까 우려
6월5일 ‘닌텐도 스위치2’와 동시 발매되는 ‘마리오카트 월드’. <한국닌텐도>
이제 ‘게임이 가성비 취미’라는 말은 틀린 얘기가 됐다.
닌텐도가 오는 6월5일 새 콘솔게임기 ‘닌텐도 스위치2’(스위치2)를 출시하는 가운데 함께 발매하는 게임 가격을 최대 10만원대로 매겼기 때문이다. 게임 소비자들은 전세계에서 1억5000만대 이상 팔린 전작 스위치1의 인기, 마리오와 젤다 등 글로벌 최고 인기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닌텐도의 위상을 고려할 때 게이머에서는 닌텐도가 책정한 ‘게임타이틀=10만원’ 공식이 앞으로 게엄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닌텐도는 스위치2와 동시 발매하는 게임 ‘마리오카트 월드’의 패키지 가격은 9만8000원으로 책정했다.
해외 가격도 비슷하다. 북미 닌텐도 웹사이트에는 이 타이틀의 권장 소비자가격이 80달러(11만5000원)로 소개됐다. 특히 스페인 웹사이트에서는 디지털 버전이 79.99유로, 실물 버전은 무려 89.99유로에 달한다. 각각 원화로 12만8000원, 14만4000원 수준이다.
그동안 닌텐도 뿐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 다른 경쟁사도 포함한 콘솔용 게임 가격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에서 평균 6만~7만원대를 유지해온 것을 감안하면 최대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마리오카트 월드는 닌텐도의 대표 캐릭터 마리오를 활용한 레이싱 게임 시리즈 ‘마리오카트’의 신작이다.
닌텐도 같은 콘솔 게임기 제조사에게 새 콘솔과 함께 내놓는 게임은 해당 게임기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벤치마크이자 콘솔의 초기 판매를 견인하는 간판 역할을 한다. 이후 그 게임사가 선보일 게임들의 라인업과 가격 수준에도 영향을 미친다.
‘닌텐도 스위치1’ 동시 발매 게임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 <닌텐도>
전작 스위치1도 발매 당시 닌텐도 대표 IP ‘젤다의 전설’ 신작인 ‘젤다의 전설 :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함께 내놓아 주목받았다. 다만 당시 이 타이틀의 출시 가격은 59.99달러(당시 환율로 6만8000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스위치2 동시발매 타이틀 가격은 북미 기준으로 33%나 뛴 셈이다.
이 때문에 게이머들 사이에는 닌텐도 때문에 80달러(11만5000원) 게임 시대가 시작됐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대표 게임언론인 게임스팟은 “인플레이션과 게임 개발 비용의 급격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게임 가격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 마리오 카트 월드의 80달러 가격대가 새로운 업계 표준이 될지 말하기는 이르지만, 가격 인상은 꽤 오랫동안 예상돼 왔다”며 향후 GTA6 등 다른 글로벌 인기 게임 가격도 기존에 비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올해 연말 출시 예정인 글로벌 최고 기대작 ‘GTA6’. <락스타 게임즈>
GTA6의 전작 GTA5는 올해 2월까지 2억1000만장이 팔리며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비디오 게임 2위에 올라있는 초특급 히트작이다.
이 게임 제작사인 락스타 게임즈의 모회사 테이크투는 기존 60달러 선이던 신작 가격을 업계 최초로 70달러로 높이며 닌텐도에 앞서 글로벌 업계에서 ‘게임 70달러 시대’를 연 장본인이다.
이 때문에 올해 연말께 출시 예정인 GTA6 가격은 80달러를 넘어설 뿐 아니라 최대 100달러까지 올라가는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스트라우스 젤닉 테이크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GTA6 출시 가격에 대한 질문에 “요금보다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사실상 대답을 회피한 탓에 가격 상승에 대한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닌텐도발 게임가격 인상으로 온라인 콘텐츠에 드는 비용 부담이 너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초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5 콘텐츠 소비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1인당 월평균 콘텐츠 소비액은 3만70원으로 집계됐다.
OTT 등 콘텐츠 뿐 아니라 최근 급증한 생성형AI 서비스까지 총망라한 구독서비스에도 적지 않은 돈을 쓰고 있다.
영국의 구독 번들링 및 결제업체인 ‘방고’가 발표한 ‘구독 전쟁 2024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는 매년 구독 서비스에 363달러(한화 약 48만원)를 쓰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게이머는 “콘솔 게임기 가격도 올랐는데 게임가격은 그보다 더 많이 올라서 부담된다”며 “지금 가입한 구독 서비스만 유지하는 데도 버거운데 여기서 더 지출을 늘리기는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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