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후암 투병 중 폐렴으로 별세...배트맨, 짐 모리슨, 닥 할러데이, 아이스맨 등 시대를 움직인 얼굴의 작별
(MHN 김성민 인턴기자) 영화 '배트맨 포에버', '도어즈', '툼스톤' 등으로 잘 알려진 미국 배우 발 킬머가 지난 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별세했다. 향년 65세다.
뉴욕 타임스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그의 딸 메르세데스 킬머는 "사인이 폐렴이며, 그는 수년간 인후암을 앓아왔다"고 전했다.
1980~1990년대를 대표하는 배우 중 하나였던 발 킬머는 '탑건', '윌로우', '히트', '세인트' 등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특히 1995년 조엘 슈마허 감독의 '배트맨 포에버'에서 브루스 웨인 역을 맡으며 마이클 키튼의 뒤를 이었다.
이후 '도어즈'에서는 전설적인 가수 짐 모리슨을 연기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고, '툼스톤'에서는 닥 할러데이로 분해 인상 깊은 연기를 남겼다. 2022년에는 '탑건: 매버릭'에서 짧게 스크린에 복귀했지만, 인후암으로 인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킬머의 연기 인생은 대형 상업 영화에서 출발했지만, 중반 이후에는 독립 영화와 조연 역할로 활동 폭을 넓혔다. '알렉산더', '키스 키스 뱅뱅', '데자뷰', '더 스노우맨'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했다.
2021년에는 발 킬머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Val'이 공개돼, 배우로서의 내면과 성찰적인 모습을 조명했다. 당시 목소리를 잃은 발 킬머는 아들의 내레이션을 통해 팬들과 소통했다.
한편 킬머는 줄리어드 음대 출신으로, 기독교 과학파 신자로서 마크 트웨인과 종교적 신념을 엮은 1인극 '시티즌 트웨인'을 미국 전역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그는 2012년 오디오북 '조로'로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며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했다.
사생활에서는 배우 조앤 휠리와 결혼했으나 1996년 이혼했으며, 두 사람 사이에는 딸 메르세데스와 아들 잭이 있다. 또한 킬머는 뉴멕시코 목장에서 오랜 세월 살면서, 그림을 그리거나 고등학생들을 위한 연극 교육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등 예술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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