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가치 上] 후기를 달면 사장님도, 고객도 같이 행복해지는 후기의 가치
[편집자주]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배달 앱이 우리의 일상에 깊숙히 자리잡았다. 그후 5년, 빠르고 편리해진 배달로 소비자 만족도는 높아지고 자영업자도 쉽게 새로운 매출을 창출할 수 있게 됐지만 사소한 불만족이나 영업 방해를 위한 악성 리뷰가 여전히 자영업자들을 괴롭힌다. 소비자만 탓할 일도 아니다. 리뷰의 도움으로 부자가 된 자영업자도 있다.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함께 만드는 '클린 리뷰', '칭찬 리뷰'의 중요성을 국내외 사례로 소개한다.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 제게 일어날 줄이야. 고맙습니다", "시험기간인데 마이보틀 음료 덕분에 버티고 있어요", "포장에서부터 주인의 정성이 느껴진다", "리뷰이벤트 신청 안했는데 서비스 입벌려 떠먹이는 사장님 클라스"
정준희 마이보틀 사장님/사진=마이보틀 제공
'갑질 리뷰' 대신 '선플(선량한 인터넷 댓글)'로 가득한 후기창을 자랑하는 가게가 있다. 한 손님이 연 300번 이상도 주문하는 경기도 분당 테이크아웃 카페 '마이보틀'이다. 정준희 마이보틀 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결을 들어봤다.
그의 가게는 초창기 하루 매출 1만3000원에서 이제 하루 최고 330만원의 매출을 자랑하는 '대박 가게'로 거듭났다. 서비스에 감동한 고객들이 자진해 '칭찬 리뷰' 릴레이를 8년째 펼친 결과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배민) 앱 내 리뷰가 500건이 넘는데, 평점이 5점(5점 만점)이다.
정 사장이 꼽는 좋은 리뷰의 비결은 '예상치 못한 감동'이다. 그는 "우리는 리뷰 이벤트를 하지 않았다. 모든 주문 건에 서비스를 더 드리거나 예상치 못한 감동을 드리려고 한 것이 좋은 리뷰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수년 전, 분당 모 대형 병원에 입원한 자녀의 의료진에게 음료를 선물하려는 단체 주문이 들어온 게 시작이었다. 그는 "부모님의 마음을 의료진에 전달해주고 싶어서 아이 이름과 함께 제가 손편지를 써서 의료진에 직접 배달했다"면서 "그 얘길 의료진에게 들은 고객님이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 일어났다'며 상세 리뷰를 남기고, 직접 매장에 전화까지 하셨다"고 회상했다. 여기서 그친게 아니다. 그 고객이 지역 커뮤니티에까지 입소문을 내주면서 '마이보틀' 주문이 급증했다.
8년째 인연을 이어온 손님도 있다. '시험 기간에 마이보틀 음료를 마시며 버틴다'던 한 고등학생에게 "힘내라"는 손편지와 함께 음료나 쿠키 등을 서비스로 얹어준 것이 계기가 됐다. 감동을 받은 고등학생이 '선플'을 남긴 것은 물론, 대학에 입학하고 군대를 전역하고 어학연수를 가기 전까지 꾸준히 매장을 찾는 진성 단골이 됐다.
악성리뷰 대응도 남다르다. '악성' 대신 '케어리뷰'라는 단어를 쓰는 그는 "불만족했다는 리뷰에 직원들과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고, 명백한 실수일 때는 개인 전화나 손편지, 혹은 직접 찾아가 사과를 한다"면서 "고객들도 대면하면 크게 화를 내지 않고,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고 받아들여서 재주문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업장은 유일한 고객 소통 창구가 리뷰"라며 "고객 리뷰를 바라기보다 예상치 못한 감동을 먼저 드리고, 리뷰가 올라오면 답글을 정성껏 달며 소통하는 것이 선순환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또 '리뷰창을 밤에 보지 말라'는 깜짝 노하우도 전했다. 그는 "밤에 악성리뷰를 보면 잠을 못자고, 그럼 다음날 영업도 망친다"면서 "가게 오픈 후 마음이 차분한 아침에 리뷰를 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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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50억, 배민 찜수 2만건…부정리뷰는 개선할 '힌트', 리뷰창은 마케팅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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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래 스시도쿠 사장님/사진제공=배민
연 매출 50억, 배민 찜수 2만건을 기록한 왕십리 일식집 '스시도쿠' 손영래 사장도 반지하 매장의 불리함을 극복한 비결로 '리뷰'를 꼽았다.
그는 '오프라인에서 안 보인다면 온라인에서 보이게 하라'는 모토로 배민의 리뷰&찜 기능을 활용했다. 손 사장은 "부정 리뷰는 가게의 부족한 점을 개선할 수 있는 힌트"라며 "리뷰에 대한 리포트를 만들어 수치화하고 의견을 정리한다"고 밝혔다. 긍정 리뷰는 직원들에게 공개해 자긍심을 고취한다.
또 리뷰창을 마케팅 창구로 활용했다. 그는 리뷰에 정성어린 답글을 다는 동시에 가게 이벤트, 타임메뉴, 서비스 등을 알리는 '알림창'으로 사용했다. 댓글 알림이 오면 그 가게를 한번 더 찾아보고, 재주문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배민 통계에 따르면 67.4%의 고객이 사장님의 댓글 알림에 실시간 반응한다.
실제 좋은 리뷰는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부경대학교 경영학부에서 연구해 한국디지털콘텐츠학회에 발표한 2021년 논문에 따르면, 아마존의 도구(tools) 관련 리뷰 173만여개를 분석한 결과 리뷰 별점이 긍정적일 수록 구매로 연결되는 경향이 강했다. 연구진은 이에 아마존이 '톱 리뷰(Top review)를, 쿠팡은 '베스트 리뷰'를 페이지 상단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매출 극대화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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