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적외선 스펙트럼을 활용하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관측 자료 등을 바탕으로 그린 외계행성 WASP-107b. NASA, ESA, CSA, Ralf Crawford (STScI) 제공
KAIST 연구팀이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혁신적인 광검출기 기술을 개발했다. 초소형 광학 센서 상용화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KAIST는 김상현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팀이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중적외선 분석의 핵심인 광검출기 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은 중적외선 스펙트럼을 활용해 외계 행성 대기의 수증기, 이산화황 등 분자 성분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중적외선은 가시광선보다 우주의 먼지와 가스구름을 뚫고 더 멀리 가는 긴 파장의 전자기파다. 중적외선 성능의 핵심은 아주 약한 빛의 세기까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고감도 광검출기 기술이다.
기존 중적외선 광검출기는 상온에서 높은 열적 잡음이 생겨 일반적으로 냉각 시스템이 요구된다. 냉각 시스템은 장비의 크기와 비용을 늘려 센서의 소형화 및 휴대용 기기 응용을 어렵게 만든다. 또한 기존 중적외선 광검출기는 실리콘 기반 반도체 제조 공정과 호환되지 않아 대량생산이 어렵고 상용화가 제한됐다.
연구팀은 실리콘과 같은 주기율표 4족 원소인 '저마늄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광학 플랫폼을 활용했다. 플랫폼을 이용해 넓은 대역의 중적외선 검출 성능을 확보하면서도 동시에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도파로형 광검출기'를 개발했다. 도파로는 빛을 특정한 경로로 손실 없이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구조물이다. 개발한 광검출기는 기존 광검출기에 비해 중적외선 스펙트럼 영역 전체에서 작동할 수 있다.
개발한 광검출기는 환경 모니터링, 의료 진단, 산업 공정 관리, 국방 및 보안, 스마트 디바이스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차세대 중적외선 센서 기술의 핵심적인 돌파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연구는 기존 중적외선 광검출기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며 향후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실용화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면서 “특히 반도체 제조 공정과 호환되는 센서 기술로 저비용 대량생산이 가능해 차세대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스마트 제조 현장 등에서 적극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준섭 미국 하버드대 연구원이 1저자로 참여한 연구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빛, 과학과 응용'에 19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참고자료>
-https://doi.org/10.1038/s41377-025-01803-3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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