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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사진=머니투데이 DB

올해 한날 한시에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는 네이버(NAVER)와 카카오의 모습이 사뭇 달라 관심이 집중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이번 주총을 계기로 7년 만에 경영 전면에 복귀하는 반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건강 악화와 사법 리스크 속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서울대학교 86학번 동기인 두 사람의 행보가 주총을 계기로 180도 달라지는 셈이다.

24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 투자책임자)는 지난 21일 서울대학교병원과의 포럼 행사에 참석해 특별 강연을 했다. 네이버는 서울대병원에 3년간 300억원을 기부, 병원과 함께 AI를 통한 의료혁신기술 등을 개발 중이다.

그가 공식석상에 선 것은 지난해 5월 AI(인공지능) 서울 정상회의 이후 10개월만으로, 올해 첫 공식 행보다. 업계에서는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그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될 것으로 본다. 네이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이미 그의 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상황이고, 글로벌 AI 패권 경쟁 속 네이버의 AI 사업을 이끌어갈 구심점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일반 주주들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 창업주는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 의장을 맡아 네이버의 AI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주총 이후 네이버의 AI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지난 21일 서울대학교병원 디지털·바이오혁신포럼에 참석했다./사진제공=네이버

그 역시 주총을 앞두고 AI 관련 포럼에 참석, 앞으로 광폭 행보를 예고했다. 이 창업자는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디지털·바이오 혁신 포럼 2025'에서 특별 강연자로 나서 "네이버는 의료 AI 투자에 진심"이라며 "앞으로 펼쳐질 AI 시대에 네이버가 어떻게 살아남을지, 어떤 산업을 끌고 나갈지 고민 끝에 의료 AI가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AI라는 엄청난 물결에 과감하게 올라타야 할 때"라며 의료 AI 사업에 적극 나설 것을 시사했다.

카카오도 오는 26일 주총을 앞두고 일대 변혁을 예고했다. 대표적인 것이 김범수 CA협의체 의장의 부재다. 카카오그룹은 지난 13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암 투병으로 인해 CA협의체 공동 의장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CA협의체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한다. CA협의체가 카카오 계열사의 경영 전략을 조율·지원하는 지주사 역할인만큼, CA협의체 의장에서 물러난다는 것은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창업자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그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계에서는 창업자의 부재로 인해 카카오의 AI 투자 시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카오는 다양한 AI를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펼친다. LLM(초거대언어모델) 개발 등 자체 AI개발도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AI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투자가 필요한데, 의사결정이 지체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정신아 의장 단독 체제가 됐지만, 정 의장은 그동안 공동 의장을 맡아 김범수 의장과 함께 1년 이상 카카오 그룹을 이끌어온 경험이 있어 미래 전략을 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김범수 의장 역시 당장은 와병 중이지만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계속 맡아 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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