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화, 그래픽 개선, 콘텐츠 부족 해소되면 10점 만점에 10점 게임
진성 게이머들은 3월을 '몬스터 헌터 와일즈'로 최고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수많은 게이머가 헌터로 새로운 필드를 뛰어다녔다. 주변에서도, 라이브 스트리밍에서도 잠을 줄여가며 즐겼던 게이머가 수두룩하다.
몬헌 와일즈는 헌터가 되어 거대한 몬스터에게 도전하는 캡콤 대표 IP 몬스터 헌터 시리즈 최신작이다. 캡콤에서 자체 개발된 RE 엔진을 썼다. 전작 대비 발전한 그래픽은 물론 방대해진 필드와 새로운 액션 시스템, 강화된 컷신과 서사로 출시 전부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몬헌 와일즈를 즐기지 않은 게이머라면 스팀 평가 '복합적' 등급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역대급 갓겜'에 복합적 평가 등급은 언뜻 모순으로 보인다. 이유는 최적화에 있다. RE 엔진은 솔로잉 액션 게임에 특화된 엔진이지 오픈월드 수준의 방대한 필드에는 적합하지 않다. 캡콤이 최적화를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지만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게임 플레이 재미는 보장한다. 대다수 게이머도 동감하지 않을까. 분명 아침 10시에 시작했는데 어느새 시간을 보면 오후 4시, 또 시간을 보면 밤 10시다. 몬헌 월드에서도 흑룡 밀라보레아스 솔로잉을 할 정도로 시리즈를 좋아하지만 이번 시리즈는 유독 만족스러웠다.
플레이 외 볼거리도 충분하다. 앞서 언급된 컷신 연출은 물론 몰입감을 조성하는 이상 기후, 매력적인 NPC, 발전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참고로 주인공이 시리즈 최초로 말을 한다. 아이루도 말을 한다. 몬헌 와일즈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요소였다.
정리하자면 8만 4800원의 패키지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믿고 구매해도 좋다. 자칫 몬헌 시리즈를 경허하지 않은 게이머들이 이 게임을 구매해도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걱정할 것이다.
몬헌 와일즈에서 캡콤의 가장 집중한 방향성은 '진입장벽 해소'다. 재미 요소뿐만 아니라 편의성도 강화되어 진입장벽이 정말 낮다. 스트레스를 유발한 길찾기도 이제 세크레트를 타고 목표만 찍으면 자동으로 이동한다.
장르 : 헌팅 액션
출시일 : 2025년 2월 28일
개발사 : 캡콤
플랫폼 : PC, PS, XBOX
■ 최적화 어때?
- 4080s 기준 프레임은 보장되나 그래픽 텍스처는 다소 실망스럽다
몬헌 와일즈가 완벽한 게임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최고의 찬사를 받은 몬헌 와일즈가 최적화 문제로 스팀 기준 9만 9000건의 평가에서 '복합적' 등급을 받았다.
다만 최적화 관련해서 의견이 다분하다. 그 이유는 어떤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지에 따라 체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포스 RTX 4080s, 4090, CPU AMD 9800X3D 등 최고 사양의 PC 제품을 사용하는 유저는 4K 환경 최고 옵션에서 높은 프레임으로 즐기길 원한다.
하지만 게임 도중 그래픽 텍스처 붕괴, 프레임 저하 현상이 나타나면 불쾌감이 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크래시 현상은 최악의 문제다. 게임의 품질을 떠나 아예 즐길 수가 없는 현상이니까 게이머들의 분노 폭발은 당연하다. 출시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긴급 조치가 이뤄졌지만 몬헌 와일즈를 오랫동안 기다렸던 팬들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반대로 지포스 RTX 4060Ti, 4070s 정도의 중급 PC를 사용하는 유저들에게선 최적화 불만이 비교적 높지 않다. 해당 기기로 즐기는 유저들은 최고 사양을 고려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해상도도 FHD, QHD 환경이니까 크래시 현상이 아니라면 최적화 문제를 체감하기 어렵다.
직접 RX 9070 XT, 9800X3D와 4070s, 7800X3D PC에서 실험한 결과 텍스처 붕괴 현상은 고스펙 PC와 중스펙 PC 모두 동일하게 나타났다. 해상도가 좋을수록 뚜렷하게 보이는 차이다. 프레임은 각각의 해상도에서 만족스러웠다.
크래시 현상의 경우 AMD와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의 최적화 문제인지 그래픽 드라이버를 최신 버전으로 설치했을 시 AMD 그래픽 카드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지만,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에서는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플레이스테이션5 프로의 최적화는 합격점이다. 물론 4K 이상 환경에서의 플레이를 원한다면 PS5 프로는 배제해야 한다. FHD 환경에서 텍스처 품질이 중스펙 PC보다 만족스러웠고 프레임도 게임을 무난하게 즐길 정도로 유지됐다.
PS5 프로와 PC를 최적화로 논하기엔 넌센스다. PC의 부품 스펙이 PS5 프로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프레임에서의 메리트는 전혀 없다. PS5 프로의 매력은 최적화보다 듀얼 센스에 있다. 햅틱 피드백, 적응형 트리거의 미세 진동은 명확한 손맛 차이를 안겨준다. 대검을 주 무기로 사용한 기자는 힘겨루기, 상쇄 베어올리기 카운터 시 진동 경험만으로 PS5 프로가 더 만족스러웠다.
결론적으로 몬헌 와일즈의 론칭 버전 최적화는 게임의 재미 대비 꽤 좋지 않다. 유저 입장에서도 출시 이후 일주일 동안 잠을 줄여가며 재밌게 즐긴 게임이 좋은 평가 등급을 받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캡콤이 몬헌 와일즈에서의 최적화 문제를 발판 삼아 후속작에서 발전된 최적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랄 뿐이다.
■ 진입장벽은?
- 진입장벽 하나만큼은 정말 낮아졌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사실 신규 유저에게 그리 친절한 게임이 아니었다. 안내벌레가 나타나기 전에 길을 찾지 못해 긴 시간 헤메거나 몬스터를 상대로 제대로 공격하지도 못하고 죽어버리는 사례가 허다했다.
그 진입장벽이 월드, 아이스본, 라이즈로 점점 낮아졌다. 전반적인 게임 난도 하향 및 조작감 개선, 이동을 도와주는 탈 것의 등장, 공격을 용이하게 만들어 주는 클러치 클로 등이 대표적이다.
몬헌 와일즈는 시리즈의 진입장벽을 제대로 허문 작품이다. 라이즈에서 더 발전된 탈 것 '세크레트', 목표 지정 시 자동 이동, 전투 시간이 지속될수록 제공되는 지원 물품, 공격이 빗나가지 않도록 조정하는 집중 모드, 대폭 쉬워진 몬스터 난도 등이 대표적이다.
몬헌 와일즈로 시리즈를 처음 입문한 지인이 "게임이 생각보다 쉬운데"라고 말했다. 기자는 대검을 이전 시리즈에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몬헌 와일즈에서는 패링 장면이 너무 멋있어서 낯선 대검을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쉬워서 엔딩까지 무기를 바꾸지 않았다.
게임을 전혀 하지 않았던 사람이 쉽게 즐길 정도로 진입장벽이 전혀 없다고 볼 순 없지만 이 정도면 캡콤이 시리즈 진입장벽 해소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는 충분히 느껴졌다.
■ 스토리 구성은?
- 몬헌 시리즈의 스토리는 기대하지 말자
몬헌 와일즈 스토리는 출시 전부터 기대하지 않았다. 이전 시리즈에서도 억지스러운 배경 설정과 전개로 몰입감 제공보다 스토리가 있어야 하니까 배치한 구성이다.
역시나 몬헌 와일즈 스토리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끝으로 갈수록 "인간이 미안해"를 느끼게 만드는 전개였다. 그 과정에서 분노를 유발시키는 나타가 다른 방향으로 감정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는 정도다.
스토리는 아쉬웠지만 커스터마이징과 NPC들의 매력은 훌륭했다. 커스터마이징은 몬헌 시리즈의 가장 큰 약점이었다. 특히 몬헌 월드에서는 많은 공을 들여 캐릭터를 만들어도 인게임에서는 완전히 다른 존재로 태어나는 이질감이 이슈였다.
몬헌 와일즈에서는 커스터마이징 속 캐릭터가 인게임에 온전하게 구현된다. 유명인들을 모티브로 만든 커스터마이징도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스토리가 부실해도 캐릭터를 감상하는 맛이 쏠쏠하니까 나름의 몰입감은 조성됐다.
■ 전투는 재밌어?
- 전투와 기믹 모두 만족스러운 퀄리티
지금껏 몬스터 헌터에서는 다양한 전투 기믹을 선보였는데 전작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재밌다. 집중 모드로 자유로운 시점 전환이 가능하니까 조작에서의 스트레스 감소도 한몫했다.
예를 들면 전작에서는 활 용화살, 대검 참 모아베기를 사용할 때 방향 전환을 할 수 없었다. 대검이야 타이밍을 맞춰서 큰 대미지를 주는 운용이 기본이지만 다른 무기의 경우 효율성이 매우 떨어졌거나 고인물의 영역이었다.
몬헌 와일즈에서는 초보자도 다양한 기술을 충분히 사용 가능하다. 이렇게 효율성이 높아지니 세팅의 다양성과 실전성도 올라갔다.
상처를 포함한 신규 시스템도 칭찬 포인트다. 상처 시스템과 집중 모드는 사실 몬헌 월드 아이스본에서 각각 선보인 바 있다. 다만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진 못했다. 캡콤은 앞서 언급했듯이 전작의 시스템에서 부족했던 요소들을 확실하게 개선해 이번 작품에 반영했다.
상처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상처, 약점 부위를 공격하면 몬스터에게 경직을 확정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 이때 어느 무기를 사용하든 스페셜 액션 연출이 나타나는데 그때의 손맛과 짜릿함이 플레이의 재미를 끌어올렸다.
가드, 저스트 회피 등도 적절하게 잘 구현했다. 기자가 메인 무기로 사용한 대검의 경우 패링 성능이 대폭 상승했다. 일부 기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술을 막아낼 수 있고 특정 주기마다 힘겨루기가 가능하다.
이 때 PS5로 즐긴다면 듀얼 센스 햅틱 피드백의 멋진 경험을 맛볼 수 있다. PC와 PS5 2개의 플랫폼 모두 이용하는데 대검 캐릭터만큼은 PS5에 다시 만들어 육성했다.
패링과 함께 추가된 상쇄 베어올리기 카운터도 마찬가지다. 타이밍을 잘 맞춘다면 리스크 없이 상대의 기술을 받아칠 수 있다. 리턴이 매우 크기 때문에 고수들의 영상을 봐도 차지를 했다가 풀었다가 반복하며 상쇄 베어올리기를 노리는 플레이를 볼 수 있다. 모든 무기를 즐기진 않았지만 다른 무기들도 각각의 추가 메리트가 생겨 기존 시리즈 팬 입장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이었다.
공략을 수월하게 진행한다는 성취감도 쏠쏠하다. 원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무기를 선택하고 체계적으로 짜여진 시스템과 강력한 몬스터들이 사용하는 패턴을 극복하는 과정은 '헌팅 액션'에서 발산되는 재미가 몬헌 시리즈의 매력이다.
다만 전작에서는 보상이 그리 좋지 않았다. 원하는 장식주를 얻으려면, 원하는 재료를 얻으려면 하염 없이 오래 걸린다. 몬헌 와일즈에서는 주기적으로 확정 보상을 제공하는 조사 퀘스트, 장식주 파밍 난도 하향 등 기존 불편했던 파밍의 과정을 크게 개선한 덕분에 그 성취감이 확실하게 체감됐다.
■ 콘텐츠 볼륨과 몬스터 구성은?
- 진성 헌타 입장에선 고룡이 너무나도 보고싶다
콘텐츠 볼륨과 몬스터 구성은 아쉬웠다. 몬스터의 수가 부족하다고 말할 순 없다. 몬헌 월드에서도 총 29종이 등장했다. 그러나 고난도 몬스터 대명사인 '고룡'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네르기간테, 테오 테스카토르, 발하자크, 크샬다오라 제노지바 5종이 등장한 몬헌 월드 대비 아쉬운 구성이다.
그리고 모든 메리트가 유일한 8성 몬스터인 알슈베르도 역전 개체에 집중돼 있다. 장비 제작 외 알슈베르도만 사냥하면 제니, 강화 재료, 용혈석 등을 가장 많이 얻을 수 있으니까 엔드 콘텐츠 시점에 도달하면 알슈베르도만 지나치게 반복해서 사냥하는 그림이 펼쳐진다.
차라리 전작인 몬헌 라이즈 선브레이크처럼 다양한 몬스터를 사냥해서 소재나 강화 재료를 골고루 획득하는 방식이었다면 고난도 몬스터 부재 체감이 덜했을 텐데 아쉽다.
기대 포인트는 당연히 있다. 몬헌 와일즈에서 가장 어렵다고 평가되는 '고어 마가라'가 설정상 고룡종인 '샤가르마가라'의 유년기 시절 모습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고룡인 만큼 기대가 된다.
강력한 몬스터가 등장하면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신규 유저 및 초보자를 배려해 전체적인 난도를 낮게 설정한 조치는 긍정적인 방향이나 그들도 곧 "이제 뭐하지"를 외치기 마련이다.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고난도 몬스터도 빠르게 추가될 필요가 있다.
■ 그래서 몬헌 와일즈는 몇 점짜리 게임인가?
- 2025년 상반기 최고의 게임 중 하나임은 인정한다
10점 만점에 8.5점이다. 감점 요소는 명확하다. 잦은 버그, 크래시 현상, 그래픽 텍스처 붕괴가 가장 큰 이유로 1점, 부족한 콘텐츠 분량이 0.5점을 차지한다.
재미 자체는 의심할 것도 없이 만점이다. 부족한 분량은 무료 업데이트와 G급 확장팩으로 해결된다. 4월에는 포호룡 '타마미츠네'가 등장한다. 캡콤이 라이브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의사를 보였으니 기대할 만하다.
이는 콘텐트 업데이트와 최적화 개선이 이뤄질 경우 10점 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자도 정식 출시 후 4일 만에 플레이 타임이 80시간을 넘겼다. 정말 잠을 줄이고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면 몬헌 와일즈만 즐겼다. 이렇게 즐긴 게임이 그리 많지 않다. 재미는 정말 보장한다.
2025년에는 게이머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 신작이 줄줄이 예고됐기에 단언하기가 무섭지만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 '스플릿 픽션'과 함께 상반기를 가장 빛낸 게임이라고 확신한다.
장점
1. 가장 완성도 높은 헌팅 액션 게임
2. 전작 대비 낮아진 진입장벽
3. 높은 자유도를 기반으로 다양한 플레이 패턴이 존재한다
단점
1. 그래픽 텍스처 붕괴, 프레임 저하, 크래시 현상
2. 시리즈 특유의 부실한 스토리
3. 몬스터 및 콘텐츠 볼륨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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