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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캡처
[뉴스엔 장예솔 기자]
봉준호 감독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비판했다.
2월 9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영화 '미키 17'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이 출연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포함 4관왕을 휩쓸었던 '기생충'(2019) 이후 봉준호 감독이 5년 만에 내놓는 신작인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할리우드 제작 환경에 대해 "한국과 다른 게 없다"고 운을 떼며 "영화 만드는 과정은 다 똑같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일본이나 기본 메커니즘이 똑같아서 별 차이를 느낀 건 없었다. 단지 오래된 역사의 스튜디오라 잘 짜여진 서류 양식 같은 게 있더라. 뭔가 사인해야 할 일이 많고 딱딱 갖춰진, 약간 좋은 의미에서 관공서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영화 만드는 메커니즘에 있어서는 전혀 차이가 없었다.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건 다 같아서 좋았다"고 밝혔다.
앞서 '기생충'을 통해 "봉준호 자체가 장르다"는 해외 언론의 극찬을 들었던 봉준호 감독은 "제일 듣고 싶었던 얘기"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작품 구상시 어떻게 영감을 얻는지 묻는 질문엔 "제 성격이 산만하다. 지금도 이 앞에 있는 이상한 장비를 꼼꼼히 뜯어보고 있는데 큰 줄기 상황에 고스란히 집중 못 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엄숙한 장례식장이나 심각한 상황에서도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근데 이런 성격이 창작에는 오히려 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도 영감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뉴스를 보면서 '현실이 영화보다 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앵커의 물음에 "어떤 SF 영화보다도 초현실적인 일이 지난달에 터졌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했다. 그는 "제가 초등학교 4, 5학년 때가 1979~1980년이다. 영화 '서울의 봄'에 나오던 그 시기인데 그때 기억이 아련하게 있다. 그 후로 사십몇 년의 세월이 지났는데 제 생애에서 그걸 다시 한번 맞닥뜨릴지 정말 상상도 못했다. 되게 황당하고 어이없고 충격적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미키 17'로 같이 일했던 해외 배우들이나 프로듀서들도 되게 당황스러웠는지 저한테 '괜찮냐',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라고 묻는 문자나 이메일이 많았다. 사실 황당하다.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 로제 '아파트'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계엄령이 나오니까. 이건 너무나 당혹스러운 일이다"고 덧붙였다.
계엄령 순간을 떠올린 봉준호 감독은 "갑자기 친구들 문자가 와서 봤는데 처음에는 현실감이 잘 안 나더라. 그냥 뉴스 화면 자체가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최근에 '시빌 워'라는 미국 영화도 개봉했다는데 정말 너무나 당혹스러운 순간이었다"며 복잡한 속내를 털어놨다.
뉴스엔 장예솔 imye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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