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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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인터뷰 ①에 이어)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배우 설경구가 박은빈과 설명할 수 없는 사제지간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설경구는 4월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극본 김선희/연출 김정현) 인터뷰에서 최덕희 역으로 정세옥 역 박은빈은 만나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설경구는 "여태까지 많은 촬영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대화를 나눈 상대배우가 있을 정도로 대화를 많이 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박은빈 씨 덕분이었던 것 같다. 제 성격 상 그렇게 잘 못하는데 박은빈 씨가 재밌는 캐릭터라 생각했다. 원래 안 그렇다고 하는데 되게 고마웠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작품 얘기도 많이 했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세옥으로 접근하려고 하는 궁금한 게 많은 후배 같은 느낌이라 재밌었다"고 말했다.
'하이퍼나이프'에 출연하게 된 이유 중 하나도 박은빈이었다고. 설경구는 "박은빈 씨가 아직 오케이는 안 했지만 대본을 봤다고 했을 때 궁금했다. '저런 배우면 가능하겠다'가 아니라 '박은빈 씨가 이거를?'이라고 상상하니까 너무 재밌었다. 거기서 혹한 게 있었다. 촬영하면서 본인도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욕심도 생긴 것 같고 욕심도 있었고 준비도 많이 해왔고. 재밌게 찍었다. 리허설을 많이 안 하고 촬영하면서 맞췄던 것 같다. 바로 슛해서 맞춰봤는데 생각보다 잘 맞았던 것 같다. 서로 약속한 게 거의 없었는데 슥 하면서 맞췄다. 서로 비장의 무기를 뽑듯 한 것도 아니었는데 감사하게 잘 맞았던 것 같다. 8부 보고 '박은빈 때문에 고맙고 감사하다'고 문자 보냈는데 진심이었다. 같이 잘 맞아서 입혀진 것 같다. 상대 배우로서 하는 재미도 있었고 감사하고 고마웠다"고 전했다.
세옥에 대한 감정은 어떻게 생각하고 연기했을까. 설경구는 "하나의 감정은 아닌 것 같다. 촬영을 하면서 애증으로 생각했는데 남녀간의 사랑은 아니지만 사랑인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측은지심도 있고 나를 보는 듯한 느낌도 있고 복잡했던 감정이었던 것 같다. 덕희도 충동적인 사람이지만 세옥과는 정반대의 지점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덕희는 어둡고 삭힌다면 세옥은 화내고 직설적이고 뱉어버리는 캐릭터다. 출발점은 다르지만 똑같다고 생각해서 나를 보는 듯한 느낌에서 오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인 것 같다. 본인의 마음을 열게 해준 아이이기도 하고 곁을 두지 않는 인간을 건들여준 아이에 대한 감정도 있을 것 같고 옹졸함에 대한 미안함, 죄책감, 책임감도 있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데칼코마니 같은 끌림이 아니었을까 싶다. 책임감이 아니었을까 싶다. 유일하게 곁에 둔 제자. 세옥의 실력, 경지에 대해 속으로는 다 인정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한편으로는 나를 보는 듯한 느낌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결국에는 본인의 모습을 보면서 최덕희가 감당하지 않았나 싶다"며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사제지간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는 않았다. 둘 다 비정상적으로 보이지만 둘에게는 정상적인 감정이니까 이질적으로 접근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배우로서는 일반적이지 않은 감정이라서 더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세옥에게 맞고 때리는 신에 대해서는 "서로 때린다. 물론 제가 진짜 터치하면 은빈 씨가 촬영 한 달 못할텐데 (연기로) 후려쳤다. 배 안에서 우산으로 때리는데 살이 다 휠 정도로 원없이 때렸다. 진짜 때린 건 아니고 땅을 쳤다. (박은빈이) 진짜 아픈 것처럼 (리액션을) 잘 받더라. 세옥이 진짜 화난 걸 표현해야 되는 거라서 덕희한테 침도 뱉고 그랬다. 굉장히 직설적이었다. 그냥 들어오는대로 뱉어버리지 않나. 박은빈 씨가 되게 신나게 했을 것 같다"며 "외형적으로는 둘 다 비성장적인 캐릭터여서 제목이랑도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다. 평범한 인물은 아니지않나. 거기서 오는 충돌이 재밌었던 것 같다.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아이가 실제로 공격하지 않나. 거기에서 스승인 덕희는 분노를 안 한다. 오히려 저는 맞으면서 후련하더라. 우산대로 세옥에게 두들겨맞는데 뭔가 모르게 후련함을 느꼈다. (박은빈에게) 편하게 때리라고 했다. 한국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인데 선을 넘은 사제관계였던 것 같다. 어린시절 뭔가의 후련함이 있었다"고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덕희인듯 상상케 한 결말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설경구는 "저는 앨런(한준우)라고 우기고 있다. (누구였을지는) 보는 분들마다 다른 것 같다. 덕희 입장에서는 세옥이 덕희의 뇌를 열어보면서 더 큰 걸 얻었으면, 실패를 통해서 하는 마음도 있었을 거다. 저는 덕희가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찍었다. 실제로 수술실에 들어가는 신을 제가 찍지 않았다. 제 몸은 아니다. 더 헷갈리게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또 세옥이 수술을 성공해버리면 덕희의 계획이 어그러지는 것 같아서 덕희의 마음으로는 실패를 통해서 큰 걸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이퍼나이프'가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국내외 호성적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자세히는 못 해봤는데 처음에 대본 읽었을 때 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묘한 끌림이 있었다. 촬영하면서도 묘했다. 그런데 그게 그대로 받아들여지니까 고맙더라. 시청자들이 '무슨 감정이야?' 하면 '무슨 짓을 한 거지' 했을텐데 많이 받아들여지니까 다행이다 싶었다"며 시청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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