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도 시장 1~3위 모두 토종 업체…네이버 지도 점유율 70%
실시간 통제구간 안내·초정밀 버스정보로 국내 이용자 확보
카카오맵의 '초정밀 버스 위치 정보 서비스' (카카오맵 제공)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세계 지도 시장을 독식한 구글이 한국 골목에까지 손을 뻗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토종 업체가 견고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지역과 국내 상황에 특화된 맞춤 지도 서비스로 구글의 세력 확장에 맞설 예정이다.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올해 2월 한국 정부에 1대 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허가해달라는 내용의 신청서를 냈다. 정부는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구글은 한국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없어서 구글맵의 국내 기능이 제한적이라고 주장한다. 구글 지도(Google Maps)는 현재 국내에서 대중교통 길 안내 기능만 제공한다. 거리에 상관없이 도보와 차량 경로는 안내하지 않는다.
이 같은 구글의 요청은 이번이 3번째로 약 9년 만이다. 2007년과 2016년에도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불허했다.
구글이 국내 지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한국 지도 시장은 토종 업체 여러 곳이 점유율을 나눠 차지한 이례적인 양상을 보인다. 국내 지도 서비스 사용자 수 1~3위는 모두 토종 기업이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국내 지도 서비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위는 네이버 지도(2650만 명)다.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2위는 티맵(1436만 명·37.6%), 3위는 카카오맵(1057만 명·27.6%)이 차지했다. 구글 지도는 884만 명(23.1%)으로 그 뒤를 이었다.
도보 길 안내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구글 지도(왼쪽)와 다양한 유형의 도보 길 안내 기능이 탑재된 네이버 지도 (각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국내 지도 시장에서 토종 기업이 구글 지도를 제치고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건 지역과 국내 상황에 특화된 맞춤형 기능 덕분이다.
네이버 지도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의 영향으로 통제되는 헌법재판소 앞 교차로에 통제 구간과 예상 통제 기간을 표시했다. 통제가 시작된 1일부터 생긴 이 표시는 길 찾기 기능을 켜지 않아도 지도 앱을 켜자마자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전국적인 산불이 발생했을 때도 네이버 지도는 통제 구간을 붉은 점선과 아이콘으로 표시했다. 예상 종료 시각과 행동 요령이 함께 기재돼 편의성을 높였다.
네이버 지도의 헌법재판소 앞 교차로 통제 알림 (네이버 지도 화면 캡처)
카카오맵은 버스 배차 간격이 긴 지방에서 '초정밀 버스 위치 정보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제공하고 있다.
위성항법시스템 'GNSS'(Global Navigation Satelite System)을 활용해 지도에서 버스의 실시간 위치를 볼 수 있도록 했다. 10cm 단위의 버스 위치 정보를 1초 간격으로 갱신하고 속도도 확인할 수 있다.
구조가 복잡한 노량진 수산물도매시장의 실내 지도 서비스도 있다. 점포의 위치와 메뉴, 운영시간은 물론 층별 엘리베이터, 화장실 위치 등 최신 정보를 그대로 카카오맵 앱에서 보여준다.
티맵은 전국 팝업스토어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어디갈까' 탭에서 현 위치 기준 5㎞부터 최대 30㎞까지 범위를 설정해 팝업스토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팝업스토어의 위치와 개장 기간, 현재 팝업스토어로 이동 중인 차량 대수까지 알려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토종 기업들은 세분된 국내 지역 특성을 잘 반영하고 실시간으로 지도 기능을 업데이트해 국내 이용자들의 사용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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