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원두커피 제공하는 카페 [독자제공]
(전국종합=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는 결정을 내린 4일 전국 곳곳의 식당과 카페 등에서 기념 이벤트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탄핵 인용 선고가 대한민국이 오랜 혼란을 벗어나 화합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소박한 방식으로 마음을 나누는 모습이다.
광주 서구 치평동의 정육식당인 목사골농장은 이날 식당을 찾은 손님 100여명에게 점심을 공짜로 제공했다.
사장 최종천(57)씨는 "계엄 시대와 5·18의 아픔을 겪은 세대로서 오늘 재판을 보고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기분이었다"며 "큰 위기를 민주적이고 지혜롭게 잘 넘겨 안도감이 들었고 손님들과도 마음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광산구 월곡동에 있는 우와돈고기백화점도 '파면하는 날 소주·맥주 공짜' 현수막을 걸고 손님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윤석열 파면하는날 소주 맥주 공짜 [독자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전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찾았던 공주에서는 한 빵집이 파면 기념으로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공주알밤빵 무령로점에는 이날 '주문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내용과 함께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사장인 이원하(54)씨는 연합뉴스에 "나라가 정상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항상 있었고 보수적인 공주에서 나라도 목소리를 내야 할 것 같아서 이런 이벤트를 준비해왔다"며 "파면 결정으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고 전했다.
커피 무료 제공 이벤트는 계엄 사태 이후로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공주 토박이인 이씨는 "이전에 행사할 때 어르신들로부터 '이딴 거 왜 하냐'는 식의 항의도 많이 받았다"며 "보수적인 동네에서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마음이 맞는 다른 시민의 후원을 통해 오늘 파면 기념 이벤트까지 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아메리카노 무료 [이원하씨 제공]
전남의 한 농원은 '파면 축하 이벤트!'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리고 방울토마토 나눔 행사 소식을 알렸다.
농원 측은 게시글에서 "오늘 밤 12시까지 댓글 달아주신 분 중 세 분을 추첨해 방울토마토를 3㎏씩 보내드리겠다"며 "나라에 좋은 일이 생겼으니 몸에 좋은 거 드시고 건강을 챙겼으면 한다"고 밝혔다.
강릉시 포남동의 한 카페는 원두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카페 주인 A씨는 "특정 정당인이 아니라 나라 걱정을 심히 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국민의 승리를 기원하고자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꽉 막힌 지역경제도 펑 뚫려 경기가 회복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탄핵 설악권 주민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강원 속초 시내에서 떡 나눔 행사를 열고, 떡 100개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전주의 한 서점에선 할인 이벤트를 내걸었다.
전주 한옥마을 남부시장 청년몰에 위치한 책방 토닥토닥은 탄핵 직후 가게 앞에 '윤석열 파면기념 책 구입시 8% 할인가로 판매합니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책방지기 문주현씨는 "의미깊은 날이라서 내일까지 이틀간 책을 8% 할인할 예정"이라며 "4월 4일 선고를 했고, 8대 0이라는 의미를 담아 8% 할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할인 이벤트 내건 서점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 남구의 한 식당은 이날부터 오는 5일까지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기념해 소주, 맥주, 막걸리를 1천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연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부착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사주·타로 상담업체는 파면 선고를 기념해 이날 하루만 할인가인 1만원에 전화 통화를 이용한 개인 사주 상담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업체 측은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여러 가지 좋은 일들이 한 번에 터져서 특별 이벤트를 연다"고 덧붙였다.
(유형재 정회성 김솔 나보배 변지철)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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