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기각·각하 세갈래 길…국정 격랑 불가피
탄핵 정국서 '행정수도 세종시' 담론 재조명
보수·진보 극단 진영 대치 속 충청 역할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거리에 경찰이 차벽을 세워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임박했다. '파면' 또는 '직무 복귀'라는 갈림길에서 눈 앞에 다가온 '포스트 탄핵 정국'을 직시해야 하는 순간이 도래했다.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헌정 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 됐고, 여론은 곧 탄핵이라는 선택지를 택했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 직무가 넉 달 정지되는 동안 여야는 그 공백 위에서 각자의 정당성과 정국 구상을 내세웠다.
헌재는 4일 오전 11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내린다. 결과는 인용, 기각, 각하 세 갈래 길에서 하나를 택하게 된다. 인용은 대통령 파면으로 이어지고, 기각·각하는 대통령의 복귀를 의미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정국이 격랑에 빠질 가능성은 피할 수 없다.
여야는 헌재 판단에 따라 '승패' 프레임을 앞세우며 주도권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 곧바로 조기 대선 국면이 열린다. 헌법은 대통령 파면시 60일 이내 대선을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고일인 4일부터 60일을 꽉 채운 날은 6월 3일이다. 여야 잠룡들은 대권 행보의 보폭을 본격적으로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탄핵이 기각·각하될 경우, 앞서 헌재 탄핵심판 변론 과정에서 나온 윤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유효할 지가 최대 변수다. 윤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을 택하면 탄핵 인용과 마찬가지로 조기 대선이 불가피해진다.
정치권 안팎에선 불확실성에 빠질 '포스트 탄핵 정국'을 국가 변화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불러온 극단적 진영 대립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결국 한국 정치는 퇴행을 거듭할 것이란 이유다. 윤 대통령 탄핵 열차의 종착역이 곧 새로운 출발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번 탄핵 정국에서 유독 눈에 띈 건 충청권의 존재감이다. 전면 개방된 청와대와 계엄 모의 장소이자 졸속 이전 논란을 빚은 용산 대통령실 대신,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를 앞둔 세종시가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와 맞물려 '세종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담론이 노무현 정부 이후 20여 년만에 정치의 무대 한가운데로 소환됐다. 탄핵이 충청의 전략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헌재 판단과 무관하게 개헌 정국이 열릴 것이란 전망도 충청권의 위상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회의감에서 출발한 개헌론은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하며 본격화되고 있다. 동시에 2004년 헌재의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은 위헌'이라는 결정도 뒤집힐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에 섰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탄핵 정국을 거치며 보수와 진보 간 극단적 대립구도가 형성된 상황에서 이제는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중원 민심이 균형추 역할을 할 때"라며 "충청이 중심을 잡고 국민 통합과 정치 안정의 방향을 제시하며 지역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