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인용·기각 따라 정치 지형 격변 전망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8인의 선택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갈린다. 선고는 이날 오전 11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다. 결과는 크게 두 갈래다. 윤 대통령이 파면되는 '인용', 혹은 대통령직에 복귀하는 '기각·각하' 결정이다. 결론의 향방에 따라 향후 정국의 흐름은 극적으로 달라질 전망이다.
마지막 변론 종결 이후 사상 최장인 35일 간 숙의를 거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관 8명 가운데 6명 이상이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 즉시 파면되고, 3명 이상이 기각하거나 각하를 결정하면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인용 시엔 60일 내 조기 대선…윤 대통령 파면, 정국 대전환
헌재가 인용 결정을 내릴 경우,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된다. 헌법 제68조에 따라 대통령 궐위 상태가 되며, 60일 이내 조기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4월 4일 선고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대선은 6월 3일 전후로 예상된다.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신임 대통령이 취임하게 되므로, 정치권은 즉각적인 대선 체제로 전환될 수 밖에 없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 대권 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공직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그는 당내 입지를 굳혔으며, 여야 통틀어 지지율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의원 등 다수가 거론된다. 하지만 이른바 '윤심'이 작용할 경우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이 낙점될 가능성도 있다. 여권이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비윤' 중심 재편에 적극 나설 경우, 탄핵을 계기로 한 정치적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탄핵에 찬성한 인사들이 대선 주자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각·각하 시엔 尹 직무 복귀…거센 반발·정국 혼란 우려
헌재가 기각 혹은 각하 결정을 내릴 경우,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업무를 인계받고 대통령실과 각 부처로부터 주요 현안을 보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역시 윤 대통령 복귀에 대비해 업무 보고 준비를 한 걸로 알려졌다. 또 국민을 향한 대국민담화도 있을 수 있다. 단계적으로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남은 임기 국정 방향도 밝힐 수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복귀로 정치적 혼란은 오히려 증폭될 우려도 크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이미 정치적 타격을 입은 윤 대통령의 복귀에 대해 반발 여론이 들끓을 수 있어서다.
여기에 일부 정치인은 '불복'을 시사하며 대규모 저항을 예고했고, 정치 유튜버를 중심으로 극단적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시민사회와 야권의 집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윤 대통령은 최후 변론에서 “개헌 등 정치개혁에 집중하고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도 “대통령의 직무복귀 시 서둘러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발 여론 등을 감안해 임기 단축 개헌도 즉각 수용할 수도 있다.
동시에 야권 재탄핵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4월 중순 이후 새 헌재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 점은 또 다른 변수다.
◇주요 분기점은 '숫자'… 6대 2 이상 인용 or 4대 4 기각
관건은 헌재 재판관들의 구체적인 의견 분포다. 대통령 파면을 위해서는 재판관 6명 이상의 인용 의견이 필요하다. 정치권에서는 크게 세 가지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8:0 인용은 헌재 판단의 정당성과 사회적 수용성을 극대화한다. 6:2 인용은 파면은 가능하지만, 반대 의견이 일부 존재해 정치적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 4:4 기각은 윤 대통령의 복귀를 의미하며, 이후 국론 분열이 심화될 수 있다.
헌재는 선고 당일까지도 재판관들의 평의를 이어갈 수 있다. 최종 평결은 선고 직전 이뤄지며, 재판관 전원의 서명으로 결정문이 확정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선고 당일 아침 최종 서명이 진행됐다.
재판관 8인의 판단은 윤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 향후 정국의 지형과 사회 분위기까지 크게 흔들 수 있다. 특히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결과 승복' 여부가 향후 갈등 수위를 결정할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조화순 한국정치학회 회장은 “헌재의 결정 이후 정치권 반응과 국민 여론은 당분간 국내 정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어느 쪽이든, 선고 이후는 정치권과 국민 모두에게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시험받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헌법재판소 선고 결과에 따른 정국 시나리오
<표>헌법재판소 선고 결과에 따른 정국 시나리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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