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자신의 SNS를 통해 러시아에서 호주로 국적 변경을 알린 다리아 카사트키나가 WTA 500 찰스턴오픈에서 호주 국적으로는 첫 승을 거두었다.
5번 시드를 받고 출전한 카사트키나는 2일 미국 찰스턴에서 열린 대회 2회전에서 미국의 로렌 데이비스에게 6-1, 6-1로 쾌승하며 새로운 출발을 승리로 장식했다. 3회전에서는 2020년 호주오픈 우승자인 소피아 케닌(미국)과 맞붙는다.
카사트키나는 국적 변경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동성애 선언'이 금지된 러시아에서 자신의 동성애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WTA(여자테니스협회) 공식 사이트 프로필에서도 러시아에서 호주로 국적 변경이 된 카사트키나는 현재의 심경을 밝혔다.
"솔직히 예전에 살던 나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생각하면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었다. 동성애자임을 선언한 나에게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이 한 걸음을 내디딜 수밖에 없었다."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다. 이 기분에 익숙해질 필요는 있지만, 인생의 새로운 장을 시작하고, 호주 국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쁘다. 호주는 내가 나답게 살 수 있는 곳이라고 느낀다. 이 아름다운 나라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특권을 얻게 된 것을 정말 행복하게 생각한다."
호주테니스협회도 국적 변경을 따뜻하게 받아줬다고 카사트키나는 말했다.
"호주가 매우 관용적이고 개방적인 나라임은 분명하다. 누구나 환영받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호주협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국적 변경은 실현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정말 감사하다. 모든 일이 너무 빨리 진행되었고, 그저 행복한 기분이다. 새로운 동료들과 협회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
현재 국제테니스연맹(ITF) 규정상 한번 나라를 대표해 뛴 선수는 새 나라의 대표선수로 빌리 진 킹 컵(여자국가대항전) 등 팀 이벤트나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에 규제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호주테니스협회가 카사트키나를 위해 특례조치를 신청해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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