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尹 탄핵심판 선고
‘이 사건은 탄핵 사건이기 때문에, 주문(主文)을 읽기 전에 선고 시간을 확인하겠습니다.’
4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인 주문을 읽기에 앞서 정확한 시간을 ‘분 단위’까지 확인할 예정이다. 문 소장이 주문을 읽는 그 순간 윤 대통령의 파면 또는 대통령직 복귀 여부가 확정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뉴스1
3일 헌법재판실무제요에 따르면 탄핵심판 결정의 효력은 심판 결과인 주문을 읽는 즉시 발생한다. 이에 따라 헌재는 선고 효력 시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탄핵심판 결정문 선고 일시 부분에 분 단위까지 쓰고 있다.
이런 관행이 헌재 출범 초기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문에는 ‘5월14일’만 기재돼 있을 뿐 시각은 없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에는 선고일시가 ‘2017. 3. 10. 11:21’이라고 적혀 있다. 이 시간은 당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문장을 읽은 시간이다. 선고 일시에 시간까지 적어 넣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라고 한다. 선고 효력 발생 시점과 관련해 향후 생길 수 있는 법적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기일에도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주문을 읽기에 앞서 정확한 시간을 확인했다. 문 소장은 기각 결정을 밝히기에 앞서 “탄핵 사건이므로 선고 시각을 확인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이후 공개된 한 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결정문에는 ‘2025.3.24. 10:01′로 문 대행이 확인한 시간의 분 단위까지 정확하게 적혀있었다.
이창수 중앙지검장에 대한 탄핵심판 기각 결정문에도 ‘2025.3.13. 10:45′로 선고일시가 분까지 나와 있다. 이 지검장보다 앞서 탄핵 기각 결정을 받은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결정문에는 ‘2025.3.13. 10:02′로 선고일시가 기재돼 있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헌재 결정 특성상 탄핵 여부에 따라 즉시 신분이 상실되거나 복권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적 오차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헌재 소장이 이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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