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제 SK하이닉스 부사장이 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한국마이크로전자및패키징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했다.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본딩'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반도체 위·아래를 다른 연결 소재없이 구리와 구리로 직접 연결하는 기술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뿐 아니라 D램·낸드에서도 수요가 커지고 있다. 다만 공정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 양산성 확보를 최대 과제로 지목했다.
이규제 SK하이닉스 부사장(패키징 제품 개발 담당)은 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한국마이크로전자및패키징학회 정기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 메모리로 꼽히는 HBM의 도전 과제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고객사의 HBM 요구사항을 △대역폭 증가 △전력 효율성 △집적도 향상으로 정리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이같은 요구를 대응할 수 있는 기술로, HBM을 쌓는 D램 간격이 줄어 신호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고, 저항도 낮아 전력 소모를 낮출 수 있다.
이같은 강점으로 SK하이닉스도 HBM에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연구개발 단계로, 이르면 HBM4E에서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HBM 뿐 아니라 3차원(3D) D램과 낸드 플래시에서도 하이브리드 본딩이 적용될 전망이다. 강지호 SK하이닉스 부사장은 “D램은 셀 영역과 페리페럴 영역을 따로 만들어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결합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3D 구조로 현재 2차원(2D) 형태의 D램의 회로 미세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3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한국마이크로전자및패키징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참여자가 패키징 기술 소개 자료를 보고 있다.
D램은 데이터를 담는 '셀'과 이를 구동하는 회로 영역인 '페리페럴'로 나뉘는데, 현재 이 두 영역을 한장의 웨이퍼로 구현한다. 이를 따로 분리해 두장의 웨이퍼로 제조하면 웨이퍼 한장에 더 많은 셀을 담을 수 있고, 공정 효율도 높일 수 있다. 따로 제작된 웨이퍼를 붙이는데 필요한 기술이 하이브리드 본딩이다. 낸드 역시 비슷한 구조로 단수를 더 높일 수 있다.
다만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공통된 의견이다. 양산성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하이브리드 본딩은 대규모 전환 투자가 필요한 기술”이라며 “이 때문에 기존 기술을 좀 더 개선하며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적시에 차세대 메모리를 내놓아야하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는 아직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동시에 R&D 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하이브리드 본딩을 이용한 3D D램과 웨이퍼 투 웨이퍼 낸드 플래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 부사장은 “시점을 속단할 수는 없지만 하이브리드 본딩은 결국 쓰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학술대회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포함 20여개 기업과 대학이 참여, 200여개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산·학·연 관계자 500명 가까이 참석,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개회사를 하는 주영창 한국마이크로전자및패키징학회 회장
주영창 한국마이크로전자및패키징학회장(서울대 교수)은 “첨단 반도체 패키징은 설계·공정·재료·평가 등 다양한 기술의 융합이 필요하고, 재료·기계·유기·화학 전문가들의 융합도 필요하다”며 “학회가 산·학·연 주체 간 협력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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