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방송·문화]
BTS 정국·세븐틴 10억 등 기부행렬
“선한 활동 보람”… 팬덤 문화도 변화
기부 강제하는 일부 분위기는 우려
경북·경남 지역 산불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BTS 멤버 정국(왼쪽)은 10억원, 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8억원을 기부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은 만큼 사회에 보답한다는 인식과 달라진 팬덤 문화가 기부 확산을 이끌어냈다. 빅히트 뮤직·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사회 문제 해결이나 재해 복구를 위한 연예계의 ‘통 큰 기부’가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연예인에게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를 바라는 팬덤이 더해져 이같은 흐름이 거세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K팝 그룹 스트레이 키즈(스키즈)는 1일 경북·경남 지역 산불 피해 긴급 구호를 위해 8억원을 기부했다. 스키즈는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한순간에 일상을 잃어버린 피해 주민분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함께 애써 주시는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과 세븐틴이 산불 피해 지원을 위해 각 10억원, 지드래곤이 3억원, 아이유와 그룹 아이브가 2억원 씩을 기부했다. 그룹 또는 멤버 개인별로, 또는 소속사 단위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억 단위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K컬처의 세계적인 인기로 연예인들의 수익 규모가 커지면서 기부의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연예인의 경우 대중으로부터 받는 관심과 지지가 경제활동의 기반이 되는 만큼 지역 사회나 국가에 큰 일이 발생했을 때, 혹은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인식이 과거보다 높아졌다. 한 엔터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의 기부는 단순히 홍보 마케팅 측면에서 접근할 수 없다. 전적으로 (소속사가 아닌) 아티스트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며 “금액을 떠나 대중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좋은 방식으로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해석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라진 팬덤 문화 역시 기부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함께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가수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는 이번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6억여원을 기부했다. 산불 피해 지원 금액 중 팬덤 단위로는 최대 규모다. 아이유는 지난해 9월 데뷔 기념일을 맞아 자신의 활동명과 공식 팬클럽 ‘유애나’를 합친 ‘아이유애나’의 이름으로 한국 어린이 난치병 협회 등에 2억여원을 기부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팬덤 활동 자체가 과거와 다르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추종하며 선물이나 편지를 보내던 차원에서 사회적 영향력을 미치려는 것으로 그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예전보다 팬덤 문화가 성숙했다고도 볼 수 있는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기부 문화 확산에 뒤따른 우려스러운 면도 있다. 기부에 나서지 않은 연예인을 비방하거나 기부금 액수로 ‘줄세우기’를 하는 분위기가 최근 감지된다. 미얀마와 태국이 강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데 대해 블랙핑크 리사, 2PM 닉쿤 등 태국 출신 스타들이 이를 위로하자 일부 네티즌들이 “한국 산불은 외면한다”고 비판한 것이 한 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특정 연예인을 지목하며 기부에 나서지 않는다고 압박하는 경우도 보인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런 분위기에선 기부하는 연예인도 압박감이 들 수 있다. 기부를 했다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그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임세정 정진영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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