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진 선고에 국론 분열 극심 부담
최장 숙의 결과물 온전히 공개 의지
11차례 변론 종결 뒤 쉽게 결론 못 내려
사상 초유 법원 폭동 등 사회 혼란 가중
문형배·이미선 퇴임 전까지 결론 못 내면
헌정 공백 등 각계각층 우려에 결정 내려
헌법재판소는 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4일로 통지하면서 선고 생중계와 일반인 방청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선고기일 통지가 늦어지며 일각에서 ‘5대 3 교착설’, ‘헌정공백’ 우려까지 나왔던 만큼 그동안 숙의 결과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를 접수한 헌재는 같은 달 27일과 1월3일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 뒤 1월14일부터 2월25일까지 총 11차례 변론을 진행했다.
경찰버스가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헌재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한다고 밝히면서 경찰은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뉴스1
변론종결 5주가 되도록 헌재는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변론 초반만 하더라도 8대 0 전원일치 인용 결정 전망이 우세했다.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과정을 전후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의 절차적 하자 △위헌적 포고령 △국회 기능 봉쇄 △주요 정치인 체포 지시 △선거관리위원회 군 투입 등의 위헌·위법 행위가 발생했다며 파면을 요구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은 “국무회의는 심의기구”, “포고령 작성 주체는 김용현 전 국방장관”, “체포 지시가 아닌 동향 파악 지시”, “선관위에 문제가 많아 군 투입을 결정했다” 등 모든 쟁점을 따박따박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하이브리드 전쟁 위기’, ‘야권의 줄탄핵 등 국정 마비 시도’ 등을 부각하고 나섰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탄핵소추 권한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하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맞받는 등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절차적 문제도 제기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 시간과 신문을 제한하고, 피청구인 동의절차·탄핵심판정에서의 증인신문 없이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채택한 것 등을 문제 삼았다. 홍장원 국정원 1차장과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증언 논란도 빚어졌다. 곽 전 사령관은 피의자신문 때와 달리, 심판정에서는 윤 대통령이 ‘끌어내라’라고 말한 대상이 요원인지, 의원인지를 명확히 하지 못했고 홍 전 차장의 경우 ‘메모 가필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여권 지지층을 중심으로 ‘계몽령’ 주장마저 나왔고,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에 폭동이 일어나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헌재의 선고기일 통지가 늦어지면서 재판관들이 인용 5, 기각 혹은 각하 3이라는 ‘5대 3 교착설’이 흘러나왔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이 18일 퇴임을 앞둔 가운데, 두 사람 퇴임 전 선고를 내리지 못하면 후임 재판관 임명권이 누구에 있는지 등 ‘헌정공백’ 우려까지 제기됐다. 헌재가 4일을 선고기일로 잡은 것은 대통령 파면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에 더해 결정이 더 늦어지면 국론 분열이 심화할 수 있다는 각계각층 우려를 모두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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