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은혁 없이… 결국 ‘8인 체제’로 탄핵심판 결론
헌재, 변론 종결 38일 만에 선고
인용 땐 6월 3일 이전 조기대선
기각·각하 땐 尹 즉시 직무 복귀
TV 생중계·일반 방청 허용키로
“결정 승복을” 각계 주문 잇따라
“결정 계기 민주주의 성숙 기원”
“정치 지도자들 국민 설득해야”
혼란 우려 각계서 당부 잇따라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될지 직무에 복귀할지가 4일 가려진다. 지난해 12월14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지 111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결과를 선고한다. 헌재는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방송사 생중계와 일반인 방청을 허용하기로 했다.
탄핵 찬·반을 놓고 국론 분열이 극심한 상황이라 선고 당일 폭력 사태 발생 우려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각계에서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4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연다고 1일 밝혔다.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후 122일 만, 탄핵심판 변론 절차가 종결된 지난 2월25일 이후 38일 만에 윤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결정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중 이미 최장기간 심리 기록을 세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은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은 91일 걸렸다.
앞서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해 2차례 준비기일과 11차례 변론을 마친 뒤 거의 매일 재판관 평의(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것)를 열고 사건을 검토해왔다. 평의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법조계 안팎에선 ‘재판관들의 의견 차가 크다’거나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이달 18일까지도 선고를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헌재가 이날 선고일을 발표하면서 재판관들의 의견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판관들은 선고 전까지 표결 절차인 평결과 결정문을 다듬는 작업 등을 한다.
선고일 발표 전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 문제가 막판 변수로 떠올랐으나 헌재는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처럼 8인 체제로 선고하기로 했다.
재판관들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을 위배했고, 그 정도가 공직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중대하다고 판단하면 탄핵소추 인용 결정을 한다. 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이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리면 윤 대통령은 파면된다. 윤 대통령 파면 시 두 달(60일) 내에 조기대선이 치러지게 된다. 4일을 기준으로 60일째가 되는 날은 6월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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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벽으로 둘러싼 헌재 한 달 넘게 온 국민이 관심을 기울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4일로 정해졌다. 지난해 말부터 극단적으로 대립해 온 탄핵 찬성과 반대 진영은 이제 헌재 결정이 어느 쪽으로 나오더라도 받아들이는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일 경찰 경비가 더욱 삼엄해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모습이 긴장감을 준다. 최상수 기자 |
반면 헌재가 헌법·법률 위반이 아니라고 보거나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기각 결정을 한다. 국회의 탄핵소추와 이후 과정이 적법하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 각하할 수도 있다. 기각이나 각하 의견을 내는 재판관이 3명 이상일 경우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노·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와 마찬가지로 선고 당일 방송 생중계와 일반인의 방청 등이 허용된다.
정치권은 헌재의 선고일 지정에 일제히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헌법적 불안정 사태를 해소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국회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후 “내란 수괴 윤석열 파면을 통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국체와 국헌을 수호하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분하게 헌재의 결정을 기다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을 확정한 가운데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사회 각계 “헌재 결정에 승복을”
학계와 법조계, 정치권, 종교계 등 사회 각계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정해진 만큼,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당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법기관, 특히 최상위 법인 헌법을 다루는 헌재 결정에 승복하는 것이 우리가 공멸하지 않고 공존하기 위한 방향”이라며 “어떤 결론이 나오든 승복하고 그 이후에 정당한 테두리 내에서 정치적 경쟁을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헌법연구부장을 지낸 김승대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 결정에 승복하지 않으면 엄중한 국제경제적 위기 상태에서 우리나라가 혼란에 빠져 무너지고 말 것”이라며 “헌재 결정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이 오는 4일로 정해진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이 인적없이 조용하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탄핵 심판 선고일에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도진수 대한변호사협회 제1공보이사는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우리 사회는 이를 존중하고 승복해야 마땅하다”며 “헌재 결정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한 차원 더 성숙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역설했다.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국민이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 저항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개별 헌법재판관에 대한 테러, 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유사한 상황은 절대 벌어져서는 안 되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 법을 준수하는 사법체계 내에서 (의사 표현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원로들 역시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정치권은 물론 각계 각층에서 선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정치 지도자들이 결과에 승복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일이 결정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지하철3호선 안국역이 부분통제 되고 있다. 이날 낮 12시부터 안국역 1·2·3·4번 출구가 폐쇄된 상태이며 5·6번 출구를 통해 통행 가능하다. 선고 당일인 4일에는 첫 차부터 역을 폐쇄한 뒤 무정차 운행할 예정이다. 뉴스1
종교계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의장인 이용훈 주교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우리는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수용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그것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길”이라며 “헌재와 재판관에 대한 불신은 곧 우리 사회에 대한 불신이자,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교회의는 그러면서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적인 판단을 따르지 않겠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원불교·유교·천도교·천주교·민족종교협의회 등 국내 7단 종단 대표로 구성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성명문에서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받아들이자”고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했다.
김주영·유경민·이도형·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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