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인천공항. 사진 연합뉴스.
급성장중인 의료관광 시장에서 아시아의 영향력이 커져가고 있다. 주로 중국,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국가가 최첨단 의료기술과 합리적인 비용, 글로벌 의료 인프라를 기반으로 주요 의료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미용의료관광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3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동향'에 따르면 중국은 줄기세포 치료를 비롯해 암 치료, 전통 중의학을 중심으로 특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상하이와 베이징을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최첨단 치료법을 찾는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은 다국어 병원 서비스와 병원에서 치료 후 호텔로의 회복 프로그램 등도 제공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저렴한 비용으로 고품질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의료관광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도 쿠알라룸푸르와 페낭에서 심장질환 치료와 정형외과 시술, 불임 치료에 대한 전문 시술을 선보이고 있다. 태국의 경우 성형 수술, 치과 치료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신속한 의료비자 발급과 정부의 의료관광 지원 정책을 통해 유럽, 중동, 미국 등 외국인 환자들의 유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높은 치료 비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의료관광 시장이 형성된 국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 치료나 심장질환 치료, 로봇 수술 등 최첨단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아시아 최고 수준의 의료 허브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글로벌 의료관광 시장은 2020년 115억6000만달러 수준에서 연평균 21.1% 성장해 2028년에는 535억1000만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진단과 원격 진료, 정부 주도 의료 정책이 더욱 발전함에 따라 아시아 의료관광 시장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서고, 글로벌 의료관광 중심지로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용의료관광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국내 외국인 환자 수가 6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의료관광객 수는 130만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12만명까지 급감했던 의료관광 산업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정부가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비자 면제를 추진함에 따라 미용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 의료관광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종현·이정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 1348만명 중 10%가 의료관광을 이용했다"며 "2027년에 이르러서는 국내를 방문하는 의료 관광객은 440만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한국의 미용의료관광 시장이 외국인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로 '가성비'를 꼽았다. 외국인이 현지 의원에서 시술할 경우 비용이 약 300만원 드는 데 반해, 한국에 방문할 경우 시술 비용과 항공료 및 숙박비, 관광비용을 모두 합쳐야 300만원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박·이 연구원은 "의료관광 산업은 외국인 환자의 치료뿐만 아니라 쇼핑과 숙박 등이 연계돼 있어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다"며 "외국인 환자 1인 지출액은 일반 관광객 대비 1.8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국내 관광수지 적자가 서비스 수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분기 기준 38.7%를 차지하는 만큼, 의료 관광객 증가가 서비스 수지 적자폭 축소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