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조연 기자]
<앵커> 공매도가 5년만에 전종목으로 재개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는 펀드도 있습니다.
그동안 반쪽의 운용전략을 펼 수 밖에 없었던 롱숏펀드입니다. 투자토크,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롱숏펀드, 매수와 매도 포지션 함께 취하는 펀드죠, 특히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지 않습니까?
<기자> 네. 롱숏펀드는 저평가된 주식은 매수(롱)하고,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공매도(숏)하는 전략을 동시에 사용하는 펀드입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장, 또는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일 때, 매수와 매도 전략을 혼합 구사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인데요.
상승 혹은 하락 한 방향에 베팅하는 것보단 수익률은 떨어지지만, 종목이나 섹터별로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경우 효과적인 운용전략으로 평가받습니다.
최근 강남 WM센터를 중심으로 큰손들의 롱숏펀드 투자 수요가 늘면서 대형 증권사들도 사모형 롱숏펀드 판매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형 5대 증권사 모두 기존 롱숏펀드에 더해 이번 공매도 전면 재개에 맞춰 신규 펀드 설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입니다.
<앵커> 전략의 한 축인 공매도가 금지되면 운용의 한계가 있었을 텐데, 그 동안 시장이 많이 축소됐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롱숏펀드가 2011년 한국에 들어온 뒤 2013년 급성장했는데요. 당시 1년여만에 설정액이 네 배 가까이 급증하며 1조7천억원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설정액이 줄어들기 시작해, 2020년과 지난해 공매도 전면 금지 직후에는 3천억원 아래로 내려왔다가, 올해 들어서 조금씩 자금이 신규 유입되는 모습인데요.
공매도가 금지됐을 때 롱숏 펀드들은 주로 주식선물이나 지수선물을 매도하거나, 인버스 ETF 등으로 숏 포지션을 대체했습니다. 하지만 선물은 투자할 수 있는 개별 종목 수가 전체의 약 10%도 안될 뿐더러 유동성이 부족해 한계가 있었죠.
일부 펀드들은 아예 숏 비중을 대폭 줄이고 롱온니 전략으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펀딩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선물매도로 100% 헤지가 가능하냐란 의문점이 있었는데, 이번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먼저 한국 롱숏펀드 투자에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하우스로 꼽히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경우 올해 들어 롱숏펀드로만 벌써 3천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번에 새로 나온 롱숏 펀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타임폴리오운용은 오늘(31일)까지 총 4개의 신규 롱숏 펀드를 설정했는데요. 다음달 중 KB증권과 내놓을 펀드까지 모두 5개 신규 펀드를 이번 공매도 재개에 맞춰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간판 상품인 'The Time', 그리고 '트로이카'라는 이름의 채권과 롱숏 전략을 혼합하는 펀드인데요.
각각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리테일과 독점판매 하는 펀드입니다. 규모는 각각 300억에서 400억원 수준입니다.
상품을 살펴보면 'The Time' 펀드는 롱숏전략의 비중을 80~90%까지 가지고 가는 순수 롱숏펀드이고, 트로이카는 롱숏에 국내 채권 ETF 매매를 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최소 가입액이 3억~5억원 수준인데, 고액자산가들의 문의가 끊이질 않으면서 신규 자금유입에서 여타 펀드 대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인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개인투자자들이 조금 더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품은 없습니까?
<기자> ETF 중에 롱숏전략을 활용하고 있는 'KODEX 코스닥150롱코스피200숏선물'이 있는데요.
이 ETF는 코스닥150지수 일간 수익률의 1배와 코스피200지수 수익률의 -1배를 동시에 추종하는 전략의 상품입니다.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나은 성과 낼수록 주가가 오르는 식인데, 연초 이후 수익률이 계속 우상향 하며 2월말 7%대 수준이었다가 지금은 -6%로 반전된 상황입니다.
미국에서는 산업별로 혁신기업에는 '2배 롱'과 전통기업에는 '1배 숏' 전략을 활용하는 배틀 느낌의 롱숏 ETF들도 있는데, 국내에서도 이런 새로운 전략의 투자 상품이 출현할 지 주목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조연 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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