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차잔고금액 상위 종목/그래픽=최헌정
2023년 글로벌 IB(투자은행)들 무차입공매도를 계기로 국내증시에서 중단된 공매도가 1년5개월만에 재개된다. 유관기관은 불법 공매도를 허락하지 않겠다며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31일 공매도 전면 재개를 시작으로 법인의 공매도 거래내역을 상시 점검할 수 있는 NSDS(공매도중앙점검시스템)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NSDS는 시간대별 잔고 산출 기능을 갖추고 있는만큼 법인의 매도주문을 상시 점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불법 공매도를 즉각적으로 적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매도 법인의 기관 내 잔고관리시스템은 공매도 등록 번호별로 종목별 매도가능잔고를 실시간으로 산정한다. 잔고를 초과하는 매도호가 주문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불법공매도를 막고자 사전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2023년 11월부터 금융감독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 14곳을 대상으로 규제 위반 여부를 조사한 결과 13곳에서 위반 혐의를 적발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불법 공매도 재발을 막기 위해 지난해 6월 무차입공매도 방지조치 세부사항을 자본시장법과 하위규정에 반영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해 12월 공매도 등록번호 발급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가동을 시작했다.
무차입공매도 방지조치 기준을 모두 갖춰 공매도 재개가 가능한 법인은 107곳으로 집계됐다. 이중에서 공매도 전산화 방식을 택한 JP모간,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등 외국계 IB 6곳,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종합금융투자사업자 8곳, 교보증권, LS증권 등 일반증권사 5곳, 타임폴리오자산운용를 포함해 자산운용사 2곳은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심사요건을 통과했다.
이외에도 차입한 증권을 계좌에 입고한 뒤 공매도 주문을 내는 사전입고 방식을 채택한 법인은 86곳으로 이들 법인도 공매도 내부통제기준에 관한 적정성 확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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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변동성 우려…"장기적 관점에서 공매도 효과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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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외국인투자자는 순매도로 돌아섰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 관세정책이 국내증시 낙폭을 키웠다. 다음달 2일 예고된 미국 상호관세 발표와 31일 재개되는 공매도가 국내증시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국내증시가 하락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공매도가 본질적으로 기업 주가가 하락하는데 베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내증시 건전성 측면에 공매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공매도는 과도한 주가 상승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표준이라는 점에서 공매도가 재개되면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는 "공매도 재개로 정상적인 시장가격 발견 기능이 작동하게 된다"며 "한국 시장이 글로벌 롱 펀드들의 편입 기준을 다시 충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대차잔고비중이 높은 종목 투자는 당분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차잔고가 반드시 공매도 예정 수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를 위해서는 주식을 빌리는 주식 대차가 선행돼야 하는만큼 대차잔고는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집계일인 지난 27일 기준 대차잔고가 가장 많은 종목은 삼성전자(4조6026억원)로 나타났다. 뒤를 LG에너지솔루션(3조8985억원), SK하이닉스(3조1407억원), 에코프로비엠(2조1425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6994억원) 등이 이었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삼성SDI 등 2차전지 업종과 셀트리온, HLB, 알테오젠 등 바이오 종목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시장 영향력은 업종별로 편차는 있겠지만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동안 대차잔고가 늘었던 조선, 방산, 2차전지 등이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적과 모멘텀 측면에서 조선, 방산 업종은 공매도 영향으로 하락하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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