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위 정규 2집 '위 : 드림 체이서' 제작기 ② 연주·가사 편
핵심요약
상품 개봉을 뜻하는 '언박싱'(unboxing)에서 착안한 'EN:박싱'은 한 마디로 '앨범 탐구' 코너입니다. 가방을 통해 가방 주인을 알아보는 '왓츠 인 마이 백'처럼, 앨범 한 장에 담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살펴보는 '왓츠 인 디스 앨범'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만들고 표현하는 사람들의 조금 더 풍부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편집자 주]
지난 5일 두 번째 정규앨범 '위 : 드림 체이서'를 낸 밴드 원위. 원위 공식 트위터
'어? 우리 왜 이렇게 바쁘지?'
밴드 원위(ONEWE)는 지난해 회사로 들어오는 섭외 요청에 어안이 벙벙했다. 음악 페스티벌을 비롯해 각종 행사가 잡혔고, 단독 콘서트에는 예상보다 많은 관객이 들었다. 몸은 지치고 힘들어도 절로 신이 나서 '더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더니 그 수가 70개(2024년 기준)를 넘겼다.
무대에서 극대화되는 공연의 짜릿함을 만끽한 원위의 목표가 "작년보다 공연 한 번이라도 많이 하기"(동명)가 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정규앨범으로는 5년 만의 신작인 '위 : 드림 체이서'(WE : Dream Chaser)도 마치 콘서트를 보는 것처럼 구성했다. 음원보다 라이브가 더 매력적이고 폭발력이 좋지 않을까 기대하는 곡도 물론 있다고 멤버들은 귀띔했다.
정규앨범 자체가 드물어진 시대, 11곡을 꽉 채워 돌아온 원위의 앨범 제작기를 CBS노컷뉴스가 지난 26일 서면 인터뷰로 들어봤다. 멤버 전원이 답변한 가운데, 필요한 부분을 소속사 RBW의 담당 부서가 참여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가창만큼이나 '악기 연주'가 중요한 '밴드'인 원위. 앨범 제작 과정에서 '악기 연주'를 녹음하며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무엇일까. 기타리스트 강현은 "반주(인스트루멘털)만 들어도 그 곡의 주제가 확실히 느껴지게끔 기타 톤과 라인들을 만들어 녹음한다. 특히 '악당은 영웅의 변신을 기다려준다'(EVILDOER)라는 곡의 기타 녹음을 할 때는 '내가 악당이 된다면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하며 녹음했다"라고 답했다.
RBW 제공
드러머 하린은 "'일방통행'(一方通行 : Traffic Love)을 예를 들면 템포가 빨라서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편하게 들으실 수 있게 플레이를 녹음하면서 중간중간에 필인을 특색 있게 녹음하려고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기욱은 "튀어야 할 곡에서는 분명히 튀고 베이스로서 받쳐줘야 할 부분들은 얌전히 치고… 당연한 거지만 디테일 있게 신중히 녹음했다"라고 돌아봤다.
'위 : 드림 체이서' 정식 발매에 앞서 원위는 11곡 전 곡을 풀 밴드 연주와 가창으로 꾸민 하이라이트 영상을 공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여러모로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을 텐데 이 같은 과감한 기획이 탄생한 배경이 궁금했다.
기획제작팀은 "이번 앨범에 원위만의 색깔이 가득한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좋은 곡들로 가득 차 있는 만큼, 밴드 원위의 장점을 살려서 최대한의 매력을 하이라이트 메들리 영상에 담아내고 싶어 기획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작년에 특히 무대 경험을 풍성하게 쌓은 것이 이번 정규앨범 작업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묻자, 동명은 "공연은 기승전결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래서 이번 앨범도 하나의 콘서트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용훈은 "페스티벌을 다니고 곡을 쓸 때도 위브들이 함께 불러주는 부분을 이제는 생각하면서 쓰게 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강현은 "페스티벌에서 기타 솔로를 하다 보면 '와!' 하고 감탄하며 보는 관객분들을 보면서 쾌감을 느낀다. 이번에도 11곡 중 9곡이 기타 솔로가 있을 만큼 곡마다 특징을 잘 살려서 작업을 했으니 다음 있을 페스티벌들이 참 기대가 된다"라고 전했다.
특히 '공연'이 기대되는 수록곡을 묻자, 용훈은 "'일방통행'이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강현은 "이 곡이 원위가 그동안 냈던 곡 중 가장 빠른 템포이기도 하고 제가 오히려 관객이 되어 보고 싶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기욱은 "음원보다 라이브가 기대되는 곡"이라며 "템포가 매우 빠른 곡이라 신날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하린은 '일방통행' 외에도 '앨리스'(Alice)와 '오래된 음악가의 추억'(Rise Again)을 꼽았다. 동명은 "저는 날씨 좋은 날 꼭 '눈이 부시게'(All the things I love)라는 곡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첫 곡 '앨리스'부터 타이틀곡 '별 헤는 밤'(Starry Night)을 거쳐 '악당은 영웅의 변신을 기다려준다' '일방통행' '우연의 일치'(Coincidence) '순애'(純愛 : Endless) '오래된 음악가의 추억' '청천을'(靑天乙 : Dreamcatcher) '눈이 부시게' '사라지지 않는 기억이 있다면'(Indelible) '검은 별'까지, 원위는 전 곡 작사에 참여했다.
용훈은 "짝사랑에 관한 곡을 썼는데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게끔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봤다"라고 말했다. 곡 작업 중 "가장 큰 난관에 부딪히는 순간이 항상 가사 작업"이라고 털어놓은 강현은 "한 마디의 구절을 적으려 며칠 동안 걸리는 곡들도 있을 만큼 창작의 고통이 필요하다. 그럴 때마다 소설 속 구절이나 아름다운 시들을 읽으며 리프레시한다"라고 전했다.
하린은 "저는 저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이러한 경험들이 있는지 혹은 공감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자신도 되돌아볼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평소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는 동명은 "친구들이랑 얘기하다가 제가 메모하면 (친구들이) 너무너무 싫어하더라"라며 웃었다. 기욱은 "힘들고 지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이 될 수 있게 항상 그분들 옆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고 가사를 썼고, 그 곡이 '검은 별'이다"라고 소개했다.
싱글이나 미니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곡 수가 많아, 멤버들은 때로 '내가 이걸 녹음했나?' 하고 갸웃하는 때가 있었다. 각 곡에 어울리는 디테일을 살리는 것도 만만치 않은 숙제였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고, 그만큼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고 원위는 입을 모았다.
"이번 앨범은 조금 아쉬운 부분조차 없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용훈)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준비한 그대로 나온 거 같습니다. 사실 내고 싶었던 주제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아쉽게도 수록되지 못한 곡들이 많아서 그 점은 좀 아쉽네요." (강현)
"야심 차게 준비한 만큼 후회 없는 거 같습니다!" (하린)
"최상입니다." (동명)
"99% 만족합니다!!!!!!" (기욱)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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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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