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3~9세 4명 중 1명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맞벌이로 훈육 시간 부족"…외벌이가 비중은 더 높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식당을 요란스레 뛰어다니던 아이가 유튜브 동영상을 틀자마자 자리에 앉는다. 카페가 떠나갈 듯 울던 아이도 스마트폰을 쥐여 주니 울음을 그친다. 공공장소에서 아이를 통제하는데 스마트폰만 한 명약도 없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미디어 육아'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처럼 여겨진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폰에 과의존하는 유·아동 비율이 약 10년 만에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4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만 3~9세 유·아동 중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고위험군+잠재적위험군) 비율이 25.9%를 기록했다. 2015년 12.4%에서 9년 만에 13.5%p 늘어난 것이다.
유아동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그래픽=윤선정
스마트폰 과의존은 △일상에서 스마트폰 이용이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현저성) △스마트폰 이용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없고(조절 실패) △신체·심리·사회적 문제를 겪는(문제적 결과) 상태를 의미한다. 정도에 따라 일반 사용자군, 잠재적 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부모 한 명이 육아를 전담하는 외벌이 가정이 맞벌이보다 과의존 위험군 유·아동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벌의 가정 유·아동 중 27.7%가 과의존 위험군으로, 맞벌이 가정(24.9%)보다 높았다. 단 고위험군으로 좁히면 맞벌이(3.7%)가 외벌이(3.4%)를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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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안 주고 싶어도 공공장소에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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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자녀가 스마트폰에 과의존하는 원인으로 '맞벌이 증가 등으로 인한 훈육 시간 부족'을 1위(36.7%)로 꼽았다. 그 뒤를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 훈육 방법을 잘 몰라서(32.8%) △부모의 편의에 의한 스마트폰 사용 방임(17.1%) △스마트폰을 대체할 다른 놀이 환경의 부족(13.4%)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녀의 스마트폰 이용에 부적정(64.6%)이면서도 자녀를 통제하고 개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공공장소에서 자녀를 통제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보여준다는 답변이 42.7%로 가장 높았다. 부모의 가사, 직업 활동, 대인관계 활동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란 답변은 29.4%를 기록했다. △자녀의 교육·학습의 수단 △식사, 재우기 등 양육의 보조수단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다는 답변도 각각 15.2%, 10.2%를 기록했다.
전 연령대를 기준으로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일수록 숏폼(짧은 동영상)을 반복 시청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숏폼 시청을 조절하기 어렵다는 응답 비율은 청소년(42.2%)에 이어 유·아동(35.1%)이 두 번째로 높았다. 유아동은 숏폼 플랫폼 중 유튜브 숏츠(32.6%)를 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민의 스마트폰 이용 행태를 조사해 과의존 현황을 파악하는 국가승인통계다. 전국 17개 시도 1만가구를 대상으로 1대1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한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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