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8명 중 6인 이상 찬성시 파면, 미달 시 직무복귀
행정수도 완성·혁신도시 시즌2 등 지역 현안 중대 기로
지난 2월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고 있는 윤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 또는 직무복귀 여부가 결정되는 4일은 충청권 현안의 명운을 가르는 분수령으로 받아들여진다.
수년째 공전 중인 '세종시=행정수도 완성'과 '대전·충남 혁신도시 시즌2' 등 지역 핵심과제들이 정국 격랑 속에서 매몰 위기와 중대 변곡점 등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탄핵 인용과 기각 모두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되는 만큼, 정치권의 희망고문을 끝내고 충청권 현안의 새로운 전기를 위한 총력 대응이 시급한 시점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해 12월 14일 탄핵 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지 111일 만이다. 지난 2월 25일 탄핵 심판 변론 종결 기준으로는 38일 만이다.
파면 결정은 헌재 재판관 8인 중 6인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탄핵안 인용 시 윤 대통령은 파면되며, 60일 이내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된다. 4일을 기준으로 올 6월 3일이 60일째 되는 날로, 차기 대선은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로 예상된다. 반면 탄핵안이 기각되거나 각하될 경우 윤 대통령은 즉시 업무에 복귀한다.
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과 기각에 따라 충청권 현안도 요동칠 전망이다.
우선, 탄핵안이 인용되면 조기 대선 국면에 따라 '행정수도 명문화' 과제가 개헌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 이후 세종시를 향한 정치권의 메시지는 끊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3월 지도부 회의에서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 가능성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대통령실과 국회는 세종시로"라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반대로 탄핵 기각의 경우 다소 더딘 행정수도 완성의 행보가 점쳐진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등 행정수도 세종 완성'은 국정과제에 담겼지만, 정부가 그동안 펼쳐왔던 늑장 대응이 이 같은 우려를 방증한다.
2020년 민주당이 쏘아 올린 '천도론'은 물론, 20대 대선 과정에서도 당시 윤석열 후보는 "세종을 진짜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했고, 이재명 후보 역시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와 국회의사당 건립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거대 양당 대선 후보들이 내걸었던 '장밋빛 공약'은 '선심성 공(空)약'으로 사장된 지 오래다.
대전·충남 혁신도시 역시 기대보단 우려가 큰 실정이다. 대전과 충남은 2020년 10월 혁신도시 2기로 지정됐지만, 햇수로 5년 지나도록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등 후속절차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기간 '무늬만 혁신도시' '수년째 개점휴업' 등 오명을 얻었다.
정부는 공공기관 2차 이전 로드맵 발표 시점을 당초 2023년 상반기에서 지난해 4월 총선 이후로 한 차례 미룬 뒤, 다시 지난해 연말에서 올 하반기로 재차 연기했다. 국정 혼란과 1기 혁신도시 성과 여부 등을 고려했을 때 올 하반기 로드맵 발표 또한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다. 그럼에도 수년째 밑그림조차 나오지 않으면서 정부의 추진 의지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한 대통령 탄핵정국이 네 달째 이어졌고, 이젠 조기 대선 가능성과 내년 지방선거까지 엮여 있는 등 나날이 변수가 더해지고 있다. 정치·경제 전반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현안 추진의 동력 상실 위기감이 더 고조되는 만큼 정부·정치권을 향해 지역 민심을 더 강하고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세종시 입장에선 선거철만 다가오면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행정수도 완성 공약이 지켜지지 않는 헛공약이라는 학습효과가 크다. 실천 가능한 체계적인 계획 마련이 요구된다"며 "혁신도시 시즌2를 포함해 지역 이슈가 힘을 받기 위해선 정국이 혼란스러울수록 지역 정치력을 결집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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