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27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가 북한과 밀착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올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성사될 경우 3년 연속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
이날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러시아와 인도-양국 관계를 위한 새로운 의제를 위해' 콘퍼런스에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루덴코 차관은 "우리는 언제나 모두와 방문 교환에 대해 협상한다. 우리는 늘 준비한다"며 "나는 말 그대로 2주 전에 북한에 있었고 다른 문제들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루덴코 차관이 지난 15일 북한을 방문해 최선희 북한 외무상 등과 만나며 '최고위급 접촉' 등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1일에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나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북한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모스크바 방문 초대를 받은 바 있다.
루덴코 차관은 올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의 평양 방문도 준비 중이라며 "우리 북한 친구들과 전략적 대화를 계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화는 최선희 외무상이 지난해 11월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시작됐다"며 "우리는 이 전통을 이어가야 하고 올해는 라브로프의 차례"라고 덧붙였다. 또 "이 계획은 크다. 우리는 이를 실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방문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 러시아를 방문한 바 있다. 그러나 모두 극동지역으로, 러시아 수도인 모스크바를 방문한 적은 없다.
이에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에 방문해 오는 5월 9일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와 관련, 지난 24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어떤 성명도 발표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대사는 이날 리아노보스티 통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전승절 방러 질문에 "페스코프 대변인의 답변에 덧붙일 말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군이 전승절 열병식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가 모르는 것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아직은 북한군이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열병식에 참가할 준비 조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작년 11월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북한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북한군을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초청했다. 이후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북한군이 열병식에 참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밀착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2023년 러시아 극동, 2024년 평양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지난해 정상회담에서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면 3년 연속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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