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제42대 대한체육회장이 2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취임식에서 대한체육회기를 전달받고있다. 유 회장은 공약 실현과 주요 국제대회의 원만한 개최·유치를 다짐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대한체육회가 제42대 유승민 회장(43) 체제로 힘찬 첫발을 뗐다.
대한체육회는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유 회장의 취임식을 열었다. 2004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은퇴 후 대한탁구협회장, 2018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등을 역임했다. 1월 14일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통해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됐고, 지난달 28일 공식 취임했다. 임기는 2029년 2월까지 4년이다.
행정가로서 보인 행정력이 인상 깊었다. 유 회장은 탁구협회장 재임 시절 2023년 2022항저우아시안게임(금1·은2·동5)과 2024파리올림픽(동2)에서 호성적을 거두고, 지난해 2월 부산에서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탁구의 재도약을 이끌었다. IOC 선수위원으로서도 한국의 스포츠외교력 강화에 힘을 보탰다.
이제는 대한체육회장으로서 더 넓은 시야로 한국체육을 바라봐야 하기에 책임이 막중하다. 유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체육인 모두가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체육은 더 높이 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거 공약으로 제시했던 ‘엘리트·생활체육의 동반 성장’, ‘지방체육회와 종목단체 자립성 확보를 통한 동반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취임사에서 유 회장은 “선수들이 훈련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지도자들이 전문성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제도, 각 지자체와 지방체육회가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반 등을 실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국내에서 펼쳐질 주요 국제대회의 개최와 유치에 관한 고민도 엿보였다. 유 회장은 “2027충청권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전북 전주의 2036하계올림픽 유치가 절실하다. 국내에서 주요 국제스포츠대회가 계속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체육계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직 매듭짓지 못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인준 여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 치러진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4연임에 성공했지만, 재임 기간 잇따른 행정적 난맥상으로 비판을 자초했고 이 과정에서 정부와 갈등이 커졌다. 아직 체육회의 인준을 받지 못한 것도 이 같은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의 인준은 체육회 종목특성부 심의를 거쳐 유 회장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유 회장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다. 법리 검토를 했고, 축구협회의 자생적인 노력을 요청했다”며 “관련 자료를 모두 받아놨으니 곧 인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