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 1대 트럭에 실려 현장 떠나…"2차 남태령 투쟁도 시민 승리"
비상행동,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 등 검찰에 고소
26일 밤 시민들이 전국농민회총연맹의 트랙터를 둘러싸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25.03.26 ⓒ 뉴스1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권진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서울로 상경한 트랙터가 26일 '고향'으로 돌아갔다. 전날 오후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남태령 고개에서 서울 진입을 시도한 지 32시간 만이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밤 10시 38분쯤 전농 트랙터 1대가 트럭에 실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를 벗어났다. 이로써 전날부터 이어진 전농과 경찰의 대치도 마무리됐다.
경찰이 트랙터의 행진을 막기 위해 에워싼 순찰차 3대와 경찰 병력을 빼자, 경찰과 대치하던 시민 약 5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은 "시민이 이겼다.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며 일제히 환호했다.
앞서 이 트랙터는 이날 오전 4시쯤 트럭에 실려 광화문 서십자각에 진입했다. 충남에서 출발해 남태령을 우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지게차를 이용해 트랙터를 자하문로 북쪽으로 조금씩 옮겼다.
앞서 전농은 트랙터 20대와 1톤 트럭 50대를 가지고 남태령에서 광화문 농성장까지 15㎞를 행진하겠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법원은 트랙터 상경은 불허하고 1톤 트럭 20대만 행진하도록 허용했다.
전농 측과 시민들은 트랙터 행진이 막히자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트랙터 인근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등 노래를 부르며 집회를 이어왔다.
매일 저녁 7시에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열리는 비상행동 주최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도 트랙터 근처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지난해 12월 내란 수괴 윤석열을 체포했던 1차 남태령 투쟁에 이어 전날부터 이어진 2차 남태령 투쟁도 시민의 승리로 끝났다"며 "경찰은 이른 새벽부터 광화문 농성장에 다다른 트랙터를 불법 탈취해 끌고 가려고 했지만,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과 투쟁으로 막아냈다"고 주장했다.
비상행동은 "특히 이번 경찰의 국가폭력 행위의 책임자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박 직무대리와 종로경찰서장, 종로경찰서 경비과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갑성 전농 부의장은 "트랙터는 땅을 평평하게 하는 용도로 쓰인다"며 "우리 농민이 트랙터로 이 세상도 평평하게 만들겠다. 국민의 요구를 담아 윤석열을 파면시킬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갈아엎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트랙터 대치 현장에서 경찰관을 미는 등 마찰을 일으켰던 비상행동 측 관계자 1명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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