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
모바일혁명 혁신으로 돌파했듯
AI 패권 경쟁 기회로 만들 것
1~2개의 인공지능·검색엔진
세계가 다같이 쓰는 건 슬픈 일
AI·인터넷 다양성 기여하겠다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2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의장으로서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네이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으로 7년 만에 복귀했다. 인공지능(AI)이 생존 키워드로 부상한 가운데 의장으로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며 AI 전략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이 의장은 2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2018년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이다. 기존의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내려놓는다.
이 의장은 선임 안건이 의결된 후 "첨단에서 네이버를 이끌어가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진 젊은 리더들이 과감하게 시도하고 자신 있게 도전하도록 독려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특히 글로벌 빅테크 중심인 AI 시장에서 네이버만의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네이버는 구글 등 빅테크와 경쟁하면서 성장해왔던 회사"라며 "모바일 전환 시대에서도 성과를 보였듯 AI 시대에서도 네이버만의 기술과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이 의장은 "전 세계가 검색엔진 1~2개와 AI만 사용하는 것은 굉장히 슬픈 일"이라며 "인터넷의 다양성이 지켜져야 하고 이를 위해 여러 검색엔진과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AI 시대에서 기존 검색 시대가 저무는 것이 아니라 검색이 보유한 역할이 더 확장되고 커질 것"이라며 "네이버도 여기서 필요한 위치를 잡아 다양성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렸던 이 의장이 경영 일선으로 돌아온 것은 AI 시대를 맞아 네이버의 경쟁력 또한 시험대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AI 산업에서 막대한 자본을 갖춘 미국 빅테크와 벌이는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으며, 글로벌에서도 가시적인 성과 창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주총에서도 "네이버가 전 세계에 오랜 시간 사업을 전개해왔으나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포시마크 같은 C2C(소비자 간 거래) 기업을 인수했지만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등 주주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이 의장이 다시 키를 잡은 가운데 주총에서 최수연 대표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을 의결하며 네이버는 최 대표 2기 체제를 시작했다. 최 대표는 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네이버의 중심점으로 AI와 글로벌을 꼽으며 "네이버의 서비스를 AI 기반으로 바꾸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글로벌로 라인·웹툰에 이어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온서비스 AI' 전략을 발표하고 검색·커머스·광고 등 모든 서비스에 AI를 접목하고 있다. 나아가 네이버는 AI 에이전트 서비스 또한 이르면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최 대표는 "발견·탐색부터 구매 전환까지 해주는 에이전트 형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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