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26일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열린 제4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파이낸셜뉴스] SK텔레콤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에 들어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블랙웰' 도입을 추진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6일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열린 제41기 주주총회 후 취재진과 만나 GPU 도입 계획에 대해 "AIDC에 엔비디아 H100을 이미 도입했다"면서 "H200보다 효율이 좋은 블랙웰을 수요에 대응해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지금 주문하면 4개월 후 설치가 가능하다"면서 올 2·3분기 내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SK텔레콤이 확보한 GPU 자원이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에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올해 1월 국가 AI컴퓨팅 센터 구축 실행계획 발표 후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입찰의향서를 제출했다.
유 대표는 국가 AI 컴퓨팅 센터 입찰과 관련 "취지는 다 공감하지만 여러 가지 복잡한 조건들이 있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협의 사항 등이 무난하게 풀리면 다양한 방법으로 국가의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방법으로라도 국가 AI 컴퓨팅 센터 구축에 통신 회사로서 기여할 의사가 있다"고 부연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주총에서 △2024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 △2명의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2024년 연결 재무제표는 전년 대비 각각 1.9%, 4.0% 성장한 연간 매출 17조 9406억원, 영업이익 1조 8234억원으로 승인됐다. 주당 배당금은 전년과 동일한 연 3540원으로 확정됐다.
SK텔레콤은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주주친화적으로 정관을 변경했다. 새 정관은 오는 26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분기 말일로부터 45일 내 배당기준일과 배당금을 정하고, 이를 2주 전 공고하게 된다. SK텔레콤은 김창보 변호사와 강동수 SK㈜ PM부문장을 신임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유 대표는 실질적인 AI 성과 창출에 최적화된 ‘AI피라미드 2.0’ 전략을 소개했다. AIDC 영역에서 SK텔레콤은 △구독형 AI 클라우드 (GPUaaS)서비스 △소규모 모듈러 AIDC △단일 고객 전용 AI DC △하이퍼스케일급 AI DC 등 총 4대 사업 모델로 세분화한다.
AI 기업간거래(B2B)영역에서는 기존 SK텔레콤의 AI기술을 활용한 엔터프라이즈 AI와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는 AI클라우드에 이어 올해 출시가 예정된 AI B2B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를 앞세워 수익화를 본격 추진한다.
SK텔레콤이 지난해 AI 관계기업에 집행한 투자 금액은 누적 6000억원을 돌파했다. 연구개발(R&D) 인력도 1200명 이상을 확보했다. AI 에이전트 '에이닷'과 구독 서비스 'T우주' 가입자는 각각 약 900만명, 240만명을 달성했다.
운영개선(OI)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전사 비용 효율화도 가속화한다. 유 대표는 "AI와 관련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구체화되겠지만 AI 수요자에 머무르지 않고 공급자가 돼야 돈을 벌 수 있다"면서 "OI를 통해 확보한 리소스 일부는 인공지능 전환 및 디지털 전환 혁신 가속화에 투자하고, 추가 비용 절감이 가능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AI 성과를 이룰 토대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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