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오픈 3회전 탈락한 안드레예바는 경기 후 "역사상 가장 머리가 나쁜 선수"라는 비아냥을 들어야했다.
WTA 1000 마이애미오픈에서 3회전 탈락의 아픔을 겪은 17세의 천재 소녀 미라 안드레예바(러시아)가 경기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24시간에 자동 삭제되는 내용)를 통해 자신에게 쏟아진 수많은 욕설을 공개했다.
2월 두바이 챔피언십과 얼마 전 열린 BNP파리바오픈에서 WTA 1000시리즈를 2회 연속 제패한 안드레예바는 11번 시드로 출전한 마이애미오픈에서도 첫 경기인 2회전에서 베로니카 쿠데르메토바에 6-0 6-2로 완승을 거두고 매치 13연승을 달리며 3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3회전에서는 17번 시드를 받은 홈코트의 아만다 아니시모바에게 6-7(5) 6-2 3-6으로 패하고 말았다. 그후 안드레예바를 기다린 것은 험악한 말의 집중포화였다.
스토리는 이미 삭제되었지만, 이번 스토리의 영상은 SNS상에서 나돌고 있다. 그중에는 "역사상 가장 머리가 나쁜 선수다" "당신 나라로 꺼져라" 등의 코멘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에서 안드레예바는 "경기에서 지면 이렇게 된다"고 말해 수많은 욕설을 받아들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테니스계에서는 선수에 대한 비방이 다반사다. 해외 미디어 UBITENNIS에 의하면, AI(인공지능)의 검출 시스템으로 분석했을 때, 2024년 1월부터 10월 사이에, 선수를 표적으로 한 SNS의 글 1만2000건이 가이드 라인을 위반하고 있다고 하였다. 비방 댓글의 절반 가까이는 도박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박꾼들은 한 경기의 결과가 중요할 뿐 각 선수의 재능과 노력, 전적은 무시되기 십상이다. 이번 시즌 20승 4패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안드레예바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선수에 대한 비방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작년에 국제테니스연맹(ITF), 여자테니스협회(WTA), 올잉글랜드론테니스&크로켓클럽(AELTC), 미국테니스협회(USTA) 등의 단체가 협력해 SNS상의 투고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하였는데, 이번 일을 지켜보았을 때에 훨씬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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