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돌을 두는 장면. 노컷뉴스 자료사진
'승률'은 프로 바둑기사의 이력에서 중요한 요소들 중 으뜸이다. 대국에서 이긴 비율을 의미한다. 즉, 이긴 경기의 수를 전체 경기의 수로 나눈 비율이다. 대국을 앞둔 기사에 대한 기대치이기도 하다. 때문에 경기 예측 자료로도 활용된다. 바둑 기사 랭킹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25일 현재 한국기원 소속 445명 바둑 프로기사들 각각의 승률은 어떨까. 이들 브레인 중 '승률 톱 10'에 속하는 최고 브레인들의 2025년 승률을 살펴본다.
올해 승률 1위의 주인공은 예상 그대로다. 기록한 승률의 수치는 경이적이다.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승률 부문에서도 '반상(盤上)의 제왕' 신진서 9단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그의 승률 100.000%다. 올해 들어 단 한번도 패한 적이 없다는 얘기다.
19대국 19승 무패. 신 9단이 올해 국내·외 7개 대회에 출전해 이룬 성적이다. 특히 농심 신라면배, 난양배 등 세계대회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2019년 25연승, 2020년 28연승, 2023년 29연승 등 이른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기록들은 이미 그의 퍼펙트 승률을 예견하고 있었다.
신진서 9단의 대국 장면. 한국기원 제공
신 9단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승률 1위를 단 한번도 놓친 적이 없다. ▲2024년 83.75%(81대국 67승 1무 13패) ▲2023년 88.190%(127대국 112승 15패) ▲2022년 85.110%(94대국 80승 14패) ▲2021년 82.470%(97대국 80승 17패) ▲2020년 88.370%(86대국 76승 10패) 등이 그의 역대 승률 기록이다. 이중 2020년 기록한 88.370%의 승률은 자신의 최고 기록이자, 한국 기록으로 5년간 깨지지 않고 있다.
신 9단은 26일부터 쏘팔코사놀배에 출전한다. 이날 1차전 첫 대국에서 한국 랭킹 2위인 박정환 9단과 맞붙는다. 27일 2국에서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대만의 1인자 쉬하오훙 9단과 대결한다. 28일에는 중국의 투샤오위 9단과 대결한다. 이들 경기에서도 승률 100%의 기염을 토해낼지 지켜볼 일이다.
신 9단의 뒤를 이어 이지현(남) 9단이 90.480%를 기록하면서 올해 승률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21 대국에 나서 19승 2패의 전적을 자랑한다. 3위는 강동윤 9단으로 승률은 88.890%다. 18대국 16승 2패를 기록 중이다.
4위는 목진석 9단(83.330%), 80.000%의 승률을 기록 중인 오유진 9단, 박진솔 9단, 최명훈 9단 등 3명이 80% 이상의 승률로 공동 5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8위는 박승화 9단(77.780%), 9위는 김다빈 4단(75.000%), 10위는 한우진 9단(74.070%) 등이 각각 '승률 톱 10' 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톱 10' 중 한 명(김다빈)을 제외하고는 모두 9단 고수들인 것이 공통점 중 하나다.
지난 19일 바둑 영화 '승부'의 시사회 현장에 참석한 신진서 9단.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단순한 돌을 놓는 것 이상의 경기인 바둑.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최적의 수를 선택하는 능력은 필수다.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사용해야 하는 고도의 경기에서 승률 100%는 믿기 힘든 경이적인 기록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신 9단의 승률은) 보면서도 믿기 힘든 경기로운 기록"이라며 "중국, 일본 등에서도 볼 수 없는 기록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의 흐름이라면 신 9단이 자신의 최고 승률이자 대한민국 최고인 연간 승률 기록을 깨뜨리고, 90% 이상의 승률에도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신 9단은 승률 부문 뿐 아니라, 2020~2024년까지 5년 연속 상금 팽킹 1위를 기록했다. 이날 현재까지 그가 획득한 상금은 67억 원이 넘는다. 또 이달 발표된 한국 기사 랭킹에서도 1위 자리를 지키면서 63개월 연속 정상을 사수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모든 바둑 기사가 포함된 'GoRatings' 등급 랭킹에서도 압도적 1위를 달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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