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참가국 확대 수혜 본 뉴질랜드, 압도적 전력 뽐내며 북중미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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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뉴질랜드 축구대표팀 |
ⓒ 오세아니아 축구 연맹(OFC) 공식 홈페이지 |
일본에 이어 북중미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2호 진출국이 탄생했고, 그 주인공은 16년 만에 꿈을 이룬 뉴질랜드다.
대런 베이즐리 감독이 이끄는 뉴질랜드 축구 대표팀은 24일 오후 3시(한국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자리한 에덴 파크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오세아니아 지역 결승전 단판 승부에서 뉴칼레도니아에 3-0 완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뉴질랜드는 오세아니아 지역에 할당된 본선 직행권(1.5장) 1장을 손에 넣게 됐다. 이는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한 1호 진출국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기록인 셈이다.
월드컵 진출권을 손에 넣은 뉴질랜드 베이즐리 감독은 경기 종료 후 현지 매체인 <프렌즈 풋볼>과의 인터뷰에서 "일을 완수하는 데 너무 집중했기에 그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아직 깨닫지 못했다"라며 "우리는 결과를 얻기 위해 꽤 많은 것을 겪었다. 결국 월드컵에 진출하면 놀랍고 훌륭한 결과다"라고 감격했다.
16년 만에 월드컵 땅 밟은 뉴질랜드, 참가국 확대 수혜 입었다
베이즐리 감독의 인터뷰처럼 뉴질랜드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상당한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지난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이후 2006 독일 월드컵까지 단 한 차례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는 국제축구연맹의 참가국 배분과도 관련됐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참가국이 32개국으로 확대된 이후 뉴질랜드가 속한 오세아니아 지역에는 총 0.5장이 배분됐다. 1998, 2002, 2006 월드컵 지역 예선에 참가했던 뉴질랜드는 강력한 상대인 호주에 밀리며 플레이오프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지역 예선부터는 호주가 아시아로 편입해 기회를 잡았다. 지역 예선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고 바레인과의 혈투 끝에 총합 스코어 1-0으로 28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다. 당시 뉴질랜드는 최하위로 평가받으며 무기력한 탈락이 예상됐지만, 이탈리아·파라과이·슬로바키아 상대로 3무를 따내며 반전을 일으켰다.
비록 슬로바키아·파라과이에 밀려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축구 불모지인 뉴질랜드로서는 상당한 업적임은 틀림없었다. 남아공 무대서 돌풍을 일으켰으나 이후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지역 예선을 뚫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가운데 전통 강호 멕시코를 만나 허무하게 탈락했다.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플레이오프까지 진출, 남미 지역 예선 5위를 기록한 페루와 맞대결을 펼쳤으나 총합 스코어에서 2-0으로 무너졌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 역시 좌절됐다. 뉴질랜드는 늘 그렇듯 지역 예선을 뚫고 플레이오프로 올라갔으나 코스타리카에 0-1로 패배 본선 무대 진출에 실패했다.
그렇게 월드컵 무대와 인연이 없던 뉴질랜드는 3전 4기 끝에 본선을 밟게 됐다. 이는 2026 북중미 대회부터 시행되는 참가국 확대와도 관련이 있다. 지난 2017년 1월 국제축구연맹은 2026년 월드컵부터 기존 32개국 참가에서 48개로 늘리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서 오세아니아 지역에는 0.5장이 아닌 1.5장이 배분됐다.
참가국 확대로 월드컵 본선 무대 직행 기회를 잡은 뉴질랜드는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2차 예선에서 뉴질랜드는 B조에 속해 타히티·바누아투·사모아를 상대로 무려 19골을 몰아치며 3연승으로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이어 피지와의 단판 승부서 7-0으로 완승을 챙기며 최종 결승 단계로 올랐고, 결승 무대서 뉴칼레도니아에 3-0 승리로 고대하던 진출권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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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축구 스타 크리스 우드(노팅엄 포레스트) |
ⓒ 오세아니아 축구 연맹(OFC) 공식 홈페이지 |
그야말로 참가국 확대 수혜를 제대로 본 뉴질랜드인 셈. 2위를 기록한 뉴칼레도니아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북중미 월드컵 진출 여부가 갈리게 된다.
한편, 뉴질랜드 월드컵 진출로 선수 생활 말년에 활짝 웃은 선수가 있다. 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포레스트 핵심 공격수 크리스 우드다. 1991년생으로 뉴캐슬-번리-리즈 유나티드-버밍엄 시티-레스터 시티 등과 같이 잉글랜드에서 굵직한 커리어를 보냈지만, 월드컵 본선 경험은 18살 시절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단 1번에 불과했다.
이후 세계 무대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2012 런던, 2020 도쿄 올림픽 무대에 나섰던 우드였으나 월드컵 무대를 포기하지 않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역 예선 6경기서 무려 9골을 터뜨렸고, 꿈에 그리던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시즌 노팅엄의 돌풍을 이끌며, 개인 득점 4위(18골 3도움)로 상승 곡선을 보여주고 있기에,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감격 적인 월드컵 무대를 밟은 크리스 우드는 뉴칼레도니아와의 경기 종료 이후 현지 매체인 RNZ와의 인터뷰를 통해 "팀이 좋아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 선수들이 모두 뭉쳐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게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계획이자 기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