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호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왼쪽)와 송명훈 교수. UNIST 제공.
버려진 물이나 플라스틱을 이용해 암모니아와 화장품 원료(글리콜산)를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친환경 기술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폐플라스을 고부가가치 물질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조승호·송명훈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태양광 전기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폐수 속의 질산 오염물을 전기로 반응시켜 암모니아로 바꾸는 기술이다. 암모니아 생산 과정에서 폐플라스틱 유래 글리콜산도 만들어진다.
암모니아는 전 세계에서 황산 다음으로 많이 생산되는 무기화합물이다.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기존 암모니아 생산 공정인 하버·보슈법을 대체할 친환경 암모니아 생산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양극(cathode)에서는 암모니아, 음극(anode)에서는 글리콜산을 태양광 전기로 합성하는 광전기화학시스템을 개발했다.
폐수 속에는 질산염과 아질염이 섞여 있다. 연구팀은 폐수 속 아질산염만 선택적으로 환원시키는 촉매인 ‘RuCo-NT/CF’를 만들었다. 태양광 전기 에너지를 받으면 폐수 속 아질산염이 양극으로 환원돼 암모니아로 바뀐다. 이때 일어나는 전기화학시스템의 짝반응으로 음극에서는 에틸렌글리콜이 글리콜산으로 산화된다. 에틸렌글리콜은 폐플라스틱에서 추출되는 원료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은 양극 기준으로 지금까지 최고 효율인 52.3%를 기록했다.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속도도 미국 에너지부가 제시한 태양광 암모니아 생산 상용화 기준인 58.72μmol(마이크로몰, 1μmol=100만분의 1mol)/㎠h을 넘어서는 146 μmol/㎠h에 이르렀다. 기존 최고 기록보다 46% 향상된 수치다.
이번 연구에서 전기에너지를 제공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높은 광전류밀도와 내구성을 갖도록 설계됐다. 광전류밀도가 증가할수록 암모니아 생산 속도가 빨라진다.
송명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높은 효율을 갖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전기화학적 암모니아 생산 기술의 잠재력을 보여줬다”며 연구의 의미를 밝혔다.
연구팀은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도 검증했다. 저준위 방사성 폐수를 모사한 전해질과 페트병 추출물을 이용한 전기화학시스템은 114μmol/㎠h 수준의 태양광 암모니아 생산 속도를 보였다.
조승호 교수는 “태양광과 폐기물로 그린 암모니아와 고부가가치 글리콜산을 동시에 생산했다”며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형 에너지 솔루션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오 레터스’에 지난달 19일 출판됐다.
<참고 자료>
doi.org/10.1021/acs.nanolett.4c05932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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