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예지 기자] 본지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편집부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본지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5년 2월 20일)제목: 과기정통부, 비면허 주파수를 활용한 유망기술 실증으로 ‘인공지능·디지털 혁신’ 가속화 한다.
지난 2월 과기정통부는 ‘비면허 주파수 활용 유망기술 실증 사업’ 과제를 공모했다 / 출처=셔터스톡
요약: 과기정통부는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21일까지 ‘비면허 주파수 활용 유망기술 실증 사업’ 과제를 공모했다. 비면허 주파수 대역 기술은 별도의 허가 없이 기술 규격만 충족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과 융합돼 고도화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디지털 헬스케어 등 분야에서 활용된다. 올해 정부는 AI·디지털 정책과 연계된 신규 과제 4건을 선정해 총 11억 68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해설: 주파수는 면허 대역 및 비면허 대역으로 나뉜다. 주파수가 제한된 자원이기 때문에 용도에 따라 대역이 구분되며, 활용 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면허 대역이라 하며, 이동통신사업자가 정부로부터 할당 및 승인을 받아 이동통신, 위성통신 등에 사용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반면, 비면허 주파수 대역은 정부의 허가 및 신고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특정 주파수를 의미한다. 무선 기기의 출력이 매우 낮거나 혼·간섭 우려가 없는 주파수로, 특정 구역에서 서비스 커버리지를 제공하는 데 활용된다. 이동통신사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요금이 부과되지만, 와이파이(Wi-Fi) 공유기, 무선 마이크, 블루투스 이어폰 등은 별도의 통신 요금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주파수 종합정보 시스템(전파누리)을 통해 국내외 주파수 이용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비면허 주파수는 다양한 무선 통신 기술에 활용되며 그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주요 비면허 기술로는 와이파이, 와이기그(WiGig), 블루투스, 사물인터넷(IoT),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NFC), 무선 주파수 식별(RFID)/센서 네트워크(USN), 무선 백홀, RF 센싱, 초광대역(UWB) 등이 있다.
특히 와이파이는 세대를 거듭하며 진화하고 있다. 기존 와이파이는 2.4GHz 및 5~6GHz 대역을 사용하며, 최신 표준인 와이파이 6E/7은 6GHz 대역을 사용한다. 와이파이 7은 기존 와이파이 대비 고속 및 저지연 성능을 지원하며, 대규모 기기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전송한다. 와이파이 6E의 속도는 2.1Gbps, 현재 지원을 시작한 와이파이 7의 전송 속도는 최대 46Gbps에 달한다.
AI 스틸샷 카메라를 활용한 폐광산 배수 모니터링 서비스 / 출처=과기정통부
2.4GHz 대역은 블루투스, 지그비 등 다양한 무선 통신 기술에도 사용된다. 또한 저전력 장거리 무선통신(LoRa, Long Range Radio) 등 사물인터넷 기기 간 장거리 통신에는 900MHz 대역이 활용된다. 정밀한 기기 측정에 필요한 통신용 초광대역 주파수는 3.1~4.8GHz, 7.2~10.2GHz를 사용한다. 국제 전기통신연합(ITU)은 비면허 대역을 산업, 과학, 의료 분야에서 사용하기 위해 ‘ISM(Industry, Science, Medical)’ 대역이라 부르기도 한다.
비면허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기술 및 서비스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주파수 사용료가 없어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네트워크 구축 및 확장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며, 별도 허가 절차가 없어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 덕분이다. 특히 면허 주파수가 충족하지 못하는 다양한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술과 융합되면서 실시간 데이터 분석, 자동화된 의사 결정 능력을 통해 고도화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9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해 비면허 주파수를 활용한 실증 과제를 수행했다. 주요 과제는 ▲정보 통신기술(ICT) 융합 스마트 안전 서비스 실증 ▲초광대역과 5G 이동통신을 연계한 제조현장 스마트팩토리 실증 ▲와이파이 HaLow(925~931MHz) 통신 기반 스마트 가로등 제어체계 실증 ▲LoRa 기반 AI 스틸샷 카메라를 활용한 폐광산 오염수 유출 점검 실증 등 총 5건이다.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트윈 실증과제 / 출처=과기정통부
주요 실증 과제로, 스마트팩토리에서 초광대역 7.9872GHz 대역 및 이음5G(특화망 5G)를 활용해 위치 기반 시스템을 구축, 디지털 트윈 기반 현장 모니터링 및 작업자 안전관리 솔루션을 개발했다. 또한 917~923.5MHz 대역의 LoRa가 대규모 IoT 기기 네트워크에 적합한 점을 활용해 장거리 무선 AI 스틸샷 카메라를 작동, 폐광 수로에 이물질 유입 및 침출수의 하천 유출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도 과기정통부는 비면허 주파수 공급으로 신규 기술 검증이 필요하거나 기술적 혁신성, 난이도가 높은 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는 ‘기술 검증형 과제’와, 비면허 주파수 기술 기반의 지역 문제 해결 및 공공 서비스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서비스 또는 시장 조기 확산이 필요한 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선도형 과제’를 진행한다.
산업·생활 분야에서 비면허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비면허 주파수는 개인화 시대를 뒷받침하는 초연결 네트워크를 구현하고, 5G 네트워크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면허 주파수를 활용한 산업 혁신을 추진하는 동시에 차세대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 상용화를 위한 신규 비면허 대역을 확보하고, 현재 활용되는 비면허 대역의 효율적인 주파수 활용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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