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각 5·각하 2·인용 1
야당 탄핵소추 9전 9패
韓, 선고 직후 대국민 담화
“안정적 국정운영에 전력”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7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헌법재판소는 24일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진행하고 국회의 탄핵 청구를 기각했다. 헌법재판관들 간에 인용·기각·각하로 의견이 나뉘었지만, 기각 다수 의견으로 ‘일부 위헌은 인정되나 한 권한대행을 직에서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헌재가 이날 기각 결정을 선고하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탄핵소추안 13건 중 현재까지 결과가 나온 9건 모두 기각됐다.
한 권한대행은 헌재 선고를 마친 후 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지금 세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고 새로운 지정학적 대변혁과 경제질서 재편에 직면하고 있다”며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된 국정운영에 전력을 다하는 한편, 이미 현실로 닥쳐온 통상전쟁에서 우리나라의 국익을 확보하는데 모든 지혜와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비상계엄 공모·묵인·방조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김건희·채 해병 특검법 거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공동 국정 운영 시도 △내란 상설특검 임명 회피 등 사유로 탄핵 소추됐다.
헌재는 “대통령 권한대행 중인 총리에 대한 탄핵 소추 시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족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등은 헌법 위반이지만 국민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어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총 8명의 재판관들 중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김형두·정정미·김복형 재판관 5명은 기각 의견을 냈다. 정형식·조한창 재판관 2명은 각하 의견을 냈고, 정계선 재판관은 유일하게 ‘탄핵 인용’ 의견을 제시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 야당의 무리한 입법 폭거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며 “9전 9패다는 헌정사에 길이 남을 기록적 패배”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헌법상 의무를 어긴 행위에 대해 탄핵할 정도는 이르지 않았다는 판결을 국민들께서 과연 납득할지 모르겠다”며 헌법재판소를 비판했다.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해 말 국무위원 기준으로 국회 재적의원 300명 중 과반수 이상에 해당하는 192명 찬성으로 가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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