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산불 대피소 현장
강한 바람에 불똥이 집·공장 덮쳐
수돗물로 불 끄다 화상 입어
산불 진화율 현재 65%
[의성=뉴시스] 정재익 기자 = 경북 의성군 산불 발생 사흘째인 24일 의성실내체육관에서 한 주민이 자신이 입은 피해 상황을 휴대전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2025.03.24.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의성=뉴시스]정재익 기자 = "공장과 집이 통째로 다 탔어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경북 의성군 산불 발생 사흘째인 24일 의성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중리3동 주민 곽윤숙(70·여)씨가 발목에 입은 화상을 보여주며 이렇게 한탄했다.
곽 씨는 강한 바람에 튄 불똥이 자신이 운영하는 과일 납품업체와 집을 덮쳤다고 피해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그의 옷과 신체 곳곳은 화재로 인해 까맣게 그을린 흔적이 여전히 보였다. 불을 수돗물로 끄다 이렇게 된 것이라고 한다.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각종 농기구, 과일 보관 창고, 닭, 염소, 집안 가재도구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남편은 다리가 아파 화재 당시 속수무책으로 이 상황을 지켜만 봐야했다고 토로했다.
곽 씨는 "집과 공장은 물론 염소와 닭 등 재산 대부분이 다 타버렸다"며 "집에 있는 통장과 신분증도 불에 타서 각종 피해 보상을 신청하기도 당장 어렵다.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의성=뉴시스] 정재익 기자 = 경북 의성군 산불 발생 사흘째인 24일 의성실내체육관에서 한 주민이 발목에 화상을 입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25.03.24.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의성실내체육관에는 지난 22일 밤부터 대형 산불을 피해 대피한 200여명의 이재민이 재난 구호용 텐트에서 낮밤을 지새우고 있다. 텐트 반대편은 화재 구역 인근 요양원에서 대피한 노인들이 침구류를 깔고 휴식을 취했다.
화마가 사흘째 사라지지 않자 이재민들은 지루함을 느끼는 듯 대부분 텐트 밖으로 나와 각자의 일상을 보냈다. 특히 대피소에 설치된 TV에 나오는 뉴스를 하염없이 쳐다보며 산불 진화 상황을 확인하는 이재민들이 많았다.
명고리 주민 A씨는 "뉴스에서 오늘도 강한 바람에 불이 더디게 꺼진다는 소식을 접했다. 소방 공무원분들께서 더 노력해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성군보건소, 의성군자원봉사센터, 대한적십자사 등에서는 각자의 구호 활동을 펼쳤다.
[의성=뉴시스] 이무열 기자 = 경북 의성군 산불 발생 사흘째인 24일 의성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 이재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5.03.24. lmy@newsis.com
의성군 산불의 진화율은 65%를 보이고 있다.
현재 화선은 안평면 84.9㎞, 안계면 41㎞이다. 총 화선 길이는 125.9㎞, 산불영향구역은 6861㏊이다.
당국은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산불진화헬기 57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불특수진화대, 공무원, 소방, 군부대 등 진화인력 2602명과 진화장비 318대를 투입했다.
이번 산불로 322가구 609명이 의성실내체육관과 안동도립요양병원 등으로 대피해 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지만 시설물 94채가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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