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준상이 자신의 어머니와 신동엽 아버지의 각별하고 남다른 인연을 공개해 뭉클함을 안겼다.
지난 1월 27일 유튜브채널 ‘짠한형 신동엽’에는 ‘유준상과 신동엽이 이복형제였다고?! 뒤늦게 털어놓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유준상의 특별한 고백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유준상의 아버지는 50세의 이른 나이에 뇌출혈로 유명을 달리했다.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 또한 같은 증세로 쓰러져 오른쪽 몸을 못 쓰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치매 증상까지 더해져 부득이하게 요양병원으로 모실 수밖에 없었다.
신동엽 아버지와의 신기한 인연은 그곳에서 시작됐다.
요양병원의 ‘까다로운 신사’로 소문난 신동엽의 아버지는 훤칠한 키와 준수한 외모로 병원의 인기스타였다. 오죽하면 83세인 신동엽 아버지를 사이에 두고 89세, 92세 두 할머니가 싸움이 날 정도였다. 하지만 눈이 높았던 신동엽의 아버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걷는 분이셨다고. 그런 와중에 유준상의 어머니를 만났고 유준상의 어머니에게만큼은 유독 마음을 여셨다고 한다.
유튜브채널 ‘짠한형 신동엽’
다른 사람하고는 대화도 안 하시는 분이 유준상의 어머니에게는 예쁘다며 든든한 말벗이 되어주었다. 무료했던 요양병원의 일상에서 이상형을 발견한 듯 서로에게 의지하며 남다른 관계를 이어 갔다고 한다.
유준상은 어머니가 치매를 앓고 계셨지만 신동엽 아버지와 계시는 동안은 기억을 잃지 않은 것처럼 행복해 보였다고 회상하며 눈물을 훔쳤다.
그렇게 추억을 쌓아가던 두 어르신에게 안타까운 비극이 찾아왔다. 신동엽의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신 것. 유준상은 이 사실을 차마 어머니에게 전하지 못했다. 다른 병원으로 옮기셨다고 둘려대곤 혼자 나와서 펑펑 울었다고 밝혀 먹먹함을 안겼다.
시간이 지난 후 어머님께 알리려고 했으나 그땐 이미 너무 늦은 뒤였다. 어머니의 치매가 악화돼 모든 기억을 다 잃으신 후였다. 유준상은 어머니는 치매가 심해지는 와중에도 신동엽의 아버지를 기다리시는 것 같았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더불어 두 분이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알기에, 어머니가 끝내 신동엽 아버지의 죽음을 모른 채 계시는 모습이 아름답고도 가슴 아팠다고 털어놨다.
유튜브채널 ‘짠한형 신동엽’
이를 들은 신동엽은 아버지가 참 좋아하시겠다며 “슬픈 것만이 아니라 되게 아름다운 거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얘기다”라고 애틋함을 표했다. 유준상은 “그래서 동엽이 만날 때마다 행복하다 그 기억들이 있어서”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노년에 위로가 되는 존재가 있었다는 게 다행이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을까”, “두 분의 관계가 너무 아름답고 가슴 아프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공감과 위로를 건넸다.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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