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용 생성형 AI 개발 현황/그래픽=김지영
크래프톤의 신작 'inZOI(인조이)'가 sLM(소형언어모델) 기반 CPC(협동 가능 캐릭터)를 도입해 주목받는 가운데 다른 게임사들도 게임용 생성형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생성형 AI 전담 연구 부서를 별도로 신설하고 연구 개발 인력을 크게 확대하는 모습이다.
25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한 넷마블은 올해 초 'AI&Tech랩'을 신설했다. 기존 빅데이터실, 콜럼버스실 등 AI 센터 연구 조직이 있었으나 생성형 AI 연구를 위한 별도 조직을 신설했다. AI&Tech랩은 선제적으로 AI를 연구 개발해 전사에 전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자체 AI 모델 연구 개발부터 AI 서비스 개발까지 포함하며 생성형 AI, 리서처 AI, 엔지니어 서비스 개발 인력 등으로 구성됐다.
넷마블은 AI&Tech랩에서 만든 사내 AI 서비스를 다수의 프로젝트에서 활용 중이다. 특히 신규 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 제작 과정에 활용한다. 넷마블은 이미지 생성형 AI를 활용해 빠르고 즉각적으로 콘셉트를 확인하고 음성 합성 기술을 통해 애니메이션 제작에 드는 수고를 줄여 효율성을 제고한다고 설명했다.
AI&Tech랩은 AI 모델과 실무 간의 간극을 최소화하는 실용적인 게임용 AI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CCG(수집형카드게임),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다수 제작한 넷마블의 게임 역량과 AI 기술을 접목해 게임 제작 전 과정에 걸쳐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게 핵심 전략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애니메이션 생성 △유저 맞춤형 AI 플레이어 프로젝트 △게임 밸런싱 검증 프로젝트 등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게임에 최신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유저의 게임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게임의 수명주기와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넷마블 신사옥 G타워
2017년부터 AI 연구를 시작한 네오위즈도 지난해 연구 개발 비용을 전년 대비 11배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구 개발 인건비로 456억5800만원을 지급했는데 2023년 인건비는 41억1700만원에 불과했다. 매출 대비 연구 개발 비용도 2023년 1.13%에서 지난해 12.45%로 증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공개된 네오위즈 연구개발 담당 조직은 연구소장 2명을 포함해 총 411명이다.
네오위즈 AI 연구소는 게임 제작과 운영, 사업 부문에 필요한 AI 기술을 개발·지원하며 이를 통해 콘텐츠 제작 효율화에 기여하고 있다. 네오위즈는 현재 게임 운영에 있어 △이상 탐지 △커뮤니티 분석 △번역 등에 AI 기술을 활용한다. 또 음성 영역과 원화, 캐릭터 등 게임 개발 과정 아트 직군에서 다양한 생성형 AI 솔루션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 밖에 엔비디아와 협업을 발표한 위메이드도 주목받는다. 위메이드의 개발 자회사 디스민즈워는 엔비디아와 함께 '블랙 벌처스: 프레이 오브 그리드'의 AI 전투 분석 장비를 개발한다. 디스민즈워는 게임 내 전투 분석 장비 '바이퍼'에 엔비디아의 음성 및 대화 기반 AI 기술 '엔비디아 에이스'를 적용해 공동 개발 중이다. 바이퍼는 전술 카메라, 헤드셋, 드론 등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전쟁 상황을 분석하고 적의 위치와 위험 요소, 최적 이동 경로 등 핵심 전투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도입해 크게 성공한 게임이 아직 없다 보니 성과에 의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게임사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한순간에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어 각자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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