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철도 등 주요 교통망도 끊겨…피해 눈덩이처럼 커져
관계 당국, 일몰 전 진화 실패…가용 인력 동원 야간 진화 총력
22일 오전 11시 45분쯤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시작한 산불이 오후10시가 넘도록 계속 확산하고 있다. 2025.3.22/뉴스1 ⓒ News1 신성훈 기자
(전국종합=뉴스1) 양희문 김지혜 신성훈 남승렬 강미영 한송학 최창호 김기태 이종재 기자 = 주말인 22일 건조한 날씨 속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산청 산불은 이틀째 불길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진화대원, 공무원 등 4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수백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고속도로와 철도 등 주요 교통망도 끊기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산불 3단계 대응'이 발령된 경남 산청군 시천면 산불은 이틀째 진화되지 않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기준 진화율은 30%에 그치고 있다. 화재 영향 구역은 652㏊로 추정된다. 총 화선은 31㎞, 잔여 화선은 21.7㎞다.
산불 현장에는 초속 1.8m 바람이 부는 데다 습도는 21%에 불과해 진화에 애를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불 현장에선 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오후 3시쯤 갑작스럽게 분 역풍에 의해 고립됐다가 변을 당했다.
숨진 대원들과 함께 있던 5명은 자력 대피했으나 연기흡입 등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불길이 마을 앞까지 다가오면서 주민 463명은 대피했다.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의성군 군민체육관에 주민 130여명이 대피해 있다. 2025.3.22/뉴스1 ⓒ News1 신성훈 기자
오전 11시 24분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시작한 불은 안동시 등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 불은 성묘객이 묘지 정리를 하던 중 불씨 관리를 소홀히 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진화율은 한때 30% 수준까지 올라갔지만, 일몰 전 진화에 실패해 오후 7시 기준 4% 수준으로 떨어졌다.
산불 영향 구역은 축구장 420개 정도인 약 300㏊로 집계됐는데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불이 민가 지역까지 확산하면서 주민 400명가량은 종합운동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다.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민가로 확산되면서 119대원들이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다.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2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의성 산불이 안동 지역으로 확산함에 따라 안동시도 옥산면 입암리, 길안면 백자리, 금곡리 주민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재난 사태가 선포된 울산 울주 온산읍 산불도 반나절째 이어지고 있다. 산불 발생지점 인근 하대마을, 양달마을 등 40가구, 100여 명의 주민은 마을회관 등에 분산 대피한 상황이다.
경남 김해시 한림면 안곡리 산 일원에서도 불이 나 인근 마을 주민 72명이 마을회관으로 긴급히 도망쳤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오후 3시 45분쯤 중앙선 의성~안동역 구간 하화터널 부근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함에 따라 해당 구간 열차 운행을 일시 중지했다.
코레일 측은 오후 5시 서울 청량리역과 부산 부전역을 연결하는 중앙선 KTX 이음 709 열차 내 승객 280명을 안동역에서 경주역까지 버스 연계 수송을 마쳤다.
열차 운행 재개는 산불 진화 상황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21일 오후 산림청 항공본부 공중진화대원들이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산불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밤샘 작업을 하고 있다. 이동급수조는 최대 4만리터 용량이다.(산림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2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산불의 영향에 있는 영남 지역의 주요 도로 역시 통제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오후 8시 38분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부산울산선 청량IC~장안IC 구간(양방향), 청주영덕선 서의성IC~안동 분기점(양방향), 중앙선 안동 분기점(상주 방향)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이중 동해고속도로 장안IC와 청량IC 구간은 통제와 해제를 반복하다 야간 시간대 안정상의 이유로 현재는 통제된 상태다.
행정안전부는 경북과 경남, 울산에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산불로 인해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과 피해를 본 모든 분께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울산·경북·경남지역 산불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3.2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yhm9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