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번트리 IOC위원장 선출
아프리카 짐바브웨 출신
박빙 예상 깨고 1차서 당선
수영선수로 올림픽메달 7개
IOC 위원 등 행정가로 변신
“다양성 포용한 강력한 신호
많은 사람에게 영감주기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역사상 최초의 아프리카 출신·여성 위원장이 탄생했다.
세계 스포츠계를 이끌 IOC 위원장에 커스티 코번트리(42·짐바브웨)가 선출됐다. 코번트리는 20일 밤(한국시간)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제144차 IOC 총회에서 제10대 위원장으로 뽑혔다. 코번트리 당선인의 임기는 오는 6월부터 시작된다. IOC 위원장의 임기는 8년이며, 한 차례 4년 연장할 수 있다.
IOC 역사상 여성 위원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94년 초대 위원장인 디미트리우스 비켈라스(그리스)가 선출된 이래 제9대 토마스 바흐 위원장까지 모두 남성이었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아프리카 대륙 출신으로 최초의 IOC 위원장으로도 이름을 새겼다. 앞서 역대 위원장은 미국 출신인 에이버리 브런디지 위원장을 제외하곤 모두 유럽에서 배출됐다. 아울러 1983년 9월생인 코번트리 당선인은 33세에 제2대 위원장에 오른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세계 체육계의 수장 자리를 꿰찼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인 코번트리는 총 97표 중 과반인 49표를 얻었다. 코번트리 신임 위원장은 ‘박빙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며,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주니어(스페인·28표)와 서배스천 코(영국·8표)를 가볍게 따돌렸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선거를 마친 뒤 “이번 투표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 유리 천장은 깨졌다”면서 “IOC가 진정한 글로벌 조직으로 발전했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조직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과 BBC 등도 “IOC와 세계 스포츠에 획기적인 순간이자 올림픽 역사에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올림픽 챔피언 출신이다. 2004 아테네올림픽과 2008 베이징올림픽 수영 여자 배영 200m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코번트리 위원장은 하계올림픽에서 무려 7개(금 2·은 4·동 1) 메달을 수확했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2012 런던올림픽 기간에 IOC 선수 위원으로 당선돼 체육 행정가로 변신했다. 이후 짐바브웨 체육부 장관과 IOC 선수위원장도 역임했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2028 LA올림픽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스포츠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오늘날 세계가 매우 분열된 상황에서 올림픽은 인류의 선한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큰 플랫폼이다. 2024 파리올림픽이 공감대와 공동의 이해를 형성하는 계기가 됐던 것처럼,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과 2028년 LA올림픽도 이러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