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한수원이 제출한 해체 승인 신청서 검토 中
"원자로 절단 기술이 고난도…원격 작업·폐기물 제염 안전해야"
한국수력원자력이 가동 정지 7년 만에 국내 최초로 고리1호기의 제염 작업에 착수했다. 부산 기장군 해안가에 자리한 고리원자력발전소. 오른쪽부터 고리1, 2, 3, 4호기. 2024.5.7/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2030년대부터 고리1호기를 시작으로 수명이 다한 상용 원전 해체가 시작될 전망이다. 노후 설비 교체 등 부분적인 해체는 그간 있었지만, 내부 원자로까지 해체한 전례는 아직 없다.
이를 위해 작업자 안전을 도울 원격 절단, 콘크리트·금속 등 중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등 기술 실증이 이어지고 있다.
2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기관은 현재 한국수력원자력이 2021년 제출한 고리 1호기의 해체 승인 신청서를 검토 중이다.
해체사업 주체인 한수원은 2017년 정지된 고리 1호기 일부 계통(시스템)의 제염을 지난해 착수했다. 과망간산·옥실산 등 약품을 주입해 방사성 물질을 3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다만 중심부 원자로까지 처리하는 것은 훨씬 고난도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영구 정지 원전 214기 중 10%만이 해체가 완료됐다. 미국·일본·프랑스 등 초기 원전 도입국 말고는 기술을 경험한 나라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두 곳에서 필요 기술의 연구개발(R&D)을 수행했다. 과기정통부는 미확보·선진 기술 중심으로 38개 R&D를, 산자부는 기존 상용 기술의 응용 위주로 50여개 R&D를 완료했다.
과기정통부 R&D를 수행한 곳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다.
기술은 크게 △해체 준비 △제염 △절단 △폐기물 처리 △환경복원 5단계로 분류된다.
원자로 해체 핵심 기술로는 '열적 절단 기술'이 있다. 고에너지 레이저를 통해 원자로 격벽을 잘라내는 기술이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회전 톱날, 플라스마 절단기 등도 가능하지만, 레이저는 원격으로 정교한 작업을 하기에 훨씬 유리하다"며 "작업자의 방사능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레이저 장비가 아직 비싼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암스트롱 로봇이 방사능 방재 훈련을 하고 있다.(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원격 작업을 도울 다른 기술로는 고하중 양팔 로봇팔 '암스트롱'이 있다. 원자력연은 최근 이를 로봇기업 빅텍스에 이전했다. 다만 방사성 환경에서도 제대로 작동할지는 검증이 필요하다.
폐기물 처리와 토양 복원도 중요하다. 대용량 고방사성 폐액·방사화 탄소 폐기물·세척액 등을 제염·밀봉해 처리해야 한다. 철거 후 부지 토양에 혹시 모를 오염이 있다면 역시 정화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아직 국내 원전 토양이 오염됐다는 보고는 없지만, 해외에서는 해체 후 오염이 발견된 사례가 더러 있다"며 "대비 차원에서 오염 토양 처리기술, 광역오염 확산 억제 등 R&D를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는 실제 해체 착수 시기를 2030년대 초반으로 점친다. 사용 후 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를 전부 빼내 방폐장에 저장하는 일련의 과정을 기다려야 해서다.
최근 국회 본회의에 고준위방폐장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저장시설의 법적 근거는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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