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피프틴’ SNS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20일 “MBN은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는 ‘언더피프틴; 방송을 취소하라”며 아동 성적 대상화 프로그램의 방송 심의를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오는 31일 첫 방송 예정인 MBN ‘언더피프틴’이 15세 이하 여자 아이들에게 ‘오디션’이란 명목 아래 성상품화 논란에 노출시켰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항의와 함께 방송 취소 요구가 나온 것이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프로그램의 방송 취소를 요구하며 “참가자 프로필에는 이름, 출생 연도, 국적, 포지션 등과 함께 ‘바코드’가 들어가 있다. 참가자를 마치 상품으로 취급하는 이미지이다. 티저 영상에는 성인 걸그룹처럼 성적으로 어필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8~15세 미성년자가 크롭티 등 노출 차림으로 퍼포먼스를 펼친다”고 꼬집었다.
또 “해당 프로그램 제작사인 크레아스튜디오의 서혜진 대표는 각종 트롯 경연프로그램으로 흥행을 이끈 바 있다. 스스로 ‘오디션 명가’라고 자평한다는데 이제는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글로벌 최초’, ‘신인류 알파 세대들의 치열한 데뷔 경쟁’을 시도하고 있다”며 “트레아스튜디오는 ’한일톱텐쇼 신동 편’을 제작하여 MBN을 통해 송출한 적이 있다. 13세 앳된 소녀가 ‘홍도야 우지 마라’를 부르면서 ‘사랑을 팔고 사는~’이라며 노래하는 장면에 시청자들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아동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펼쳐 보이는 대신, 어른의 시선과 욕구에 맞춰 재능을 부리는 것은 아동의 재능을 존중한 권리 표출의 기회가 될 수 없다”며 “연령, 성별에 따라 대상화된 위치에서 오히려 어린 소녀는 어른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로 소비되고 일방적인 평가와 판단의 위치에 놓여 인생의 향방이 좌우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여성 아동에게 ‘신동’, ‘데뷔’, ‘성공’이라는 언어로 아동의 성적 대상화를 긍정적인 것으로 오인하게 하고 그 안에 내재된 성적 대상화의 의미를 숨기고 장래를 위한 멋진 도전인 양 프로그램에 동원하는 것은 아동 노동 착취이자 성착취”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시청자 입장에서는 ‘화려한 멀티미디어 효과와 서사’로 여아의 노래와 춤 기량을 ‘학대’나 ‘착취’로 인식하지 못하며 수용하게 할 수 있다. 여성과 아동에 대한 대상화를 ‘문화’로 왜곡, 인지할 수 있다. K팝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와 효과와는 별개로, 걸그룹의 롤리타 콘셉트에 대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아동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심각한 수준이다. 아동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방송 콘텐츠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제가 시급히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여성정치네트워크 논평 전문
[논평] 아동 성적 대상화 프로그램의 방송 심의를 강화하라!
MBN은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는 <언더피프틴> 방송을 취소하라!
MBN은 ‘만 15세 이하 K팝 신동 발굴 세대교체 오디션’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언더피프틴>을 3월 31일 방송할 예정이라고 한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언더피프틴> 홍보 영상에는 앳된 얼굴로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한 참가자들이 출연한다. 공개된 참가자 프로필에는 이름, 출생 연도, 국적, 포지션 등과 함께 ‘바코드’가 들어가 있다. 참가자를 마치 상품으로 취급하는 이미지이다. 티저 영상에는 성인 걸그룹처럼 성적으로 어필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8~15세 미성년자가 크롭티 등 노출 차림으로 퍼포먼스를 펼친다.
해당 프로그램 제작사인 크레아스튜디오의 서혜진 대표는 각종 트롯 경연프로그램으로 흥행을 이끈 바 있다. 스스로 ‘오디션 명가’라고 자평한다는데 이제는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글로벌 최초’, ‘신인류 알파 세대들의 치열한 데뷔 경쟁’을 시도하고 있다. 트레아스튜디오는 <한일톱텐쇼> ‘신동 편’을 제작하여 MBN을 통해 송출한 적이 있다. 13세 앳된 소녀가 <홍도야 우지 마라>를 부르면서 “사랑을 팔고 사는~”이라며 노래하는 장면에 시청자들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 소녀들은 자신이 부르고 있는 노랫말이 함의하는 뜻도 모른 채 ‘재주’를 칭찬하는 분위기에 ‘한이 서린 목소리’를 흉내 낸다. 아동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펼쳐 보이는 대신, 어른의 시선과 욕구에 맞춰 재능을 부리는 것은 아동의 재능을 존중한 권리 표출의 기회가 될 수 없다. 연령, 성별에 따라 대상화된 위치에서 오히려 어린 소녀는 어른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로 소비되고 일방적인 평가와 판단의 위치에 놓여 인생의 향방이 좌우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유튜브를 통해 <언더피프틴> 티저 영상이 공개되자 국내외는 물론, 해외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뜨겁다. 해외의 K팝 팬들도 “이 어린이들을 모집하는 사람들을 가두라”는 등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현재 팬들이 의견을 낼 수 있는 ‘댓글 쓰기’가 차단된 상태이다.
여성 아동에게 ‘신동’, ‘데뷔’, ‘성공’이라는 언어로 아동의 성적 대상화를 긍정적인 것으로 오인하게 하고 그 안에 내재된 성적 대상화의 의미를 숨기고 장래를 위한 멋진 도전인 양 프로그램에 동원하는 것은 아동 노동 착취이자 성착취이다. <언더피프틴>의 제작사나 방송사는 여성 아동을 이용해 얻을 수익 계산에 앞서, 성장기에 있는 출연자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겪게 될 정서‧신체상의 영향과 자신들의 프로그램 콘셉트가 사회의 아동들에 대한 인식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화려한 멀티미디어 효과와 서사’로 여아의 노래와 춤 기량을 ‘학대’나 ‘착취’로 인식하지 못하며 수용하게 할 수 있다. 여성과 아동에 대한 대상화를 ‘문화’로 왜곡, 인지할 수 있다. K팝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와 효과와는 별개로, 걸그룹의 롤리타 콘셉트에 대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 아동을 과잉 성애화하며 성적 대상화를 드러내는 방송 프로그램을 무분별하게 전파하는 것은 결코 묵과할 수 없다. 과도하게 경쟁화된 오디션 프로그램은 성인 출연자도 감당하기 힘든 심리적, 체력적 소진을 호소하고 있다.
아동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심각한 수준이다. 아동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방송 콘텐츠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제가 시급히 마련되기를 바란다.
2025년 3월 20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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