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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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배우 문소리의 어머니이자 배우 이향란이 일흔에야 찾은 '이향란' 이름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3월 19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85회에는 이향란, 문소리 모녀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현재 만 72세인 이향란은 배우 활동을 시작한 지 5년 차였다. 26년 차 배우인 문소리는 이날 "선배 문소리가 보기에 후배 이향란은 어떤 배우냐"는 질문에 "열심히 하신다"며 "출연하신 작품들이 서울독립 영화제, 국제여성영화제에 출품돼 저랑 같이 레드카펫을 당당히 밟으셨다"고 자랑했다.
문소리는 처음엔 이향란의 배우 활동을 말린 사실을 고백했다. 힘든 현장에서 어머니가 고생할까 봐 걱정한 딸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거의 매일 영화인 구인, 구직 사이트에 접속하시더니 오디션을 보러 다니시고 작품을 하셨다"며 "'딸이 배우니까 아는 사람 많겠지, 시작하기 쉽지'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나 남편이나 전혀 관여한 적 없다"고 주변의 오해를 바로잡았다.
문소리는 그러면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대본을 받고 이향란을 떠올린 사실을 고백했다. "제가 맡은 캐릭터가 오애순인데 51년생이다. 엄마가 52년생이시다.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는 것. 문소리는 "오애순의 전체 삶을 보면 어렸을 때 꿈이 많은데 결혼을 일찍하고 자식을 키우는데 평생을 열심히 산다. 그러면서 끝까지 자신의 꿈을 잃지 않는 이야기들이 엄마 생각이 나게 하더라. 대본을 보자마자 눈물이 났다"고 털어놓았다.
유재석은 "향란 씨가 실제로 젊었을 때 자녀들을 키우면서 고생을 진짜 많이 하셨다더라. 포장마차를 하면서 일을 많이 하셨다더라"고 전했고, 문소리는 "지나가다가 엄마가 '나는 너네 키울 때 목숨 걸고 키웠다'는 말을 하신 적이 있다"고 말 꺼내 이향란이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이향란은 "제가 한 얘기가 아니고 친정엄마가 하신 말이다. '너는 자식 목숨 걸고 키웠잖아'라고. 그 말이 너무 위로가 됐다. 엄마가 나를 알아주는구나. 그 말이 굉장히 위로가 되고 힘이 됐다"고 밝혔다.
문소리는 이향란이 낮에는 토스트 장사, 밤에는 포장마차를 하며 늦은 새벽 일이 끝나도, 몸이 약하게 태어난 자신을 위해 매일 다른 반찬으로 도시락을 싸줬던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이향란은 문소리가 결혼한 이후로도 엄마와 아내, 딸로서 희생하는 삶을 살았음을 전했다. 문소리 부부가 결혼 후 10년 가까이 부모님 집에 들어가 살았다는 것. 이향란은 "(결혼하면) 당연히 분가해서 살잖나. 남편이 사위를 불러서 '밥을 어떻게 해결할 거냐. 들어와서 2층에서 살라'고 해서"라고 그 배경에 남편이 있음을 드러냈다.
문소리는 심지어 "저희 할머니도 계셨다. 한때는 4대가 살았다"며 "4대 살림을 엄마가 다 책임지시고 저희 시어머니가 또 혼자셔서 연세가 많으시다. 외할머니보다 한 살 많으셨다. 저희 집 가장 가까운 곳에 집을 얻어드려 계셨다. 엄마가 (본인 친정엄마까지) 어르신들을 다 둘러보시고 모셨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향란은 시어머니, 친정어머니, 문소리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목욕탕에 가 씻겨드린 적이 있었다.
손녀 연두를 재우다가 문득 '나는 뭐지?'라는 생각에 눈물 흘린 적도 있다는 이향란은 손녀딸이 초등학교 갈 때 '하고 싶은 게 있다'며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향란은 "현장 가면 좋을 수밖에 없는 게 학생이 가끔 가다가 칭찬을 하잖나. '향란 쌤 찢었다'하고. '이 기분 뭐지? 이거는 뭐지?' 제가 뭐 잘하는 게 없잖나. 밥 잘한다고 칭찬해주지 않고, 그건 당연한 거니까 살면서 특별히 칭찬받은 적이 없다. 칭찬해주니까 내가 연기에 진심이 되더라"고 말했다.
이날 이향란은 "나로 태어나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다가 다시 나를 찾으신 거나 다름 없잖나. 이향란이라는 이름으로 사는 게 얼마나 행복하시겠냐"는 조세호의 말에 "(그래서) 묘비명을 '배우 이향란'으로 적어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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