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방송·문화]
‘스트리밍’서 범죄분석 스트리머 연기
시선 끌기 위해 더 자극적인 선택해
“1인극 같은 구성, 캐릭터성 강조해”
강하늘은 그동안 바르고 건실한 청년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영화 ‘스트리밍’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선택을 하는 비호감 캐릭터를 연기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존에는 작품 속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를 고민했다면 이번엔 ‘내가 관찰자라면 이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 때 제일 불쾌할까’ 하는 식으로 접근했다. 이 인물은 허세만 있고 내실은 없는, 내가 정말 가까이하기 싫은 유형의 사람이었다.”
영화 ‘스트리밍’에서 주인공 우상을 연기한 배우 강하늘은 1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상은 스트리밍 플랫폼 ‘왜그’에서 범죄 분석 채널을 운영하는 스트리머다. 실시간 방송을 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점점 더 자극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이다.
강하늘에게 필모그래피 사상 최고의 ‘비호감’ 캐릭터인 우상을 그려내는 작업은 흥미로웠다. 연기를 준비하면서 우상의 과거 서사를 통해 내면의 심리를 연구하고, 여러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우상은 경찰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부하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 시절도 있었지만 ‘왜그’를 만나 자본에 함몰됐다. ‘어차피 경찰이 됐어도 이만큼 돈은 못 벌었을 거야’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을 거라고 봤다”며 “못나지 않은 외모와 언변, 사람을 휘감는 그만의 매력과 함께 과거의 지질했던 면도 여전히 품고 있는 인물로 만들고자 했다. 속에 있는 지질함이 너무 과하게 포장된 사람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독특한 방식은 그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스트리밍’은 주로 우상이 스튜디오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는 모습과 카메라를 들고 살인 용의자를 따라가는 장면으로 구성돼 있다.
강하늘은 “영화 대본은 아무리 대사가 길어도 4~5줄인데 이 작품은 우상의 대사가 끝이 없었다. 영화지만 연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1인극 같은 구성이다 보니 캐릭터가 독특해야 관객들의 지루함이 덜하고, 보는 맛이 있을 것 같았다. 머리 스타일, 문신, 액세서리, 의상 등으로 캐릭터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실시간 스트리밍을 스크린에 구현하기 위해 컷을 나누지 않은 촬영방식은 보다 입체적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과제를 주기도 했다.
그는 “롱테이크나 원테이크 장면이 대부분이라 카메라 각도를 바꾸는 데 한계가 있었고, 컷을 통해 속도감을 연출할 수 없어 연기자가 속도감을 조절해야 했다”며 “카메라에서 잠깐 벗어나서 관객들이 보기에 편치 않은 구도를 만들기도 했다. 불편한 느낌에서 오는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다같이 고민했다”고 돌이켰다.
연예계엔 유튜버, 사이버 렉카와 관련된 이슈가 꾸준히 있었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내용으로 개인이나 사회에 피해를 주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런 시대에 선보이는 스트리머 연기가 부담스럽고 고민스러운 지점도 있지 않았을까.
강하늘은 “관객들에게 ‘이런 걸 느껴라’라고 하는 건 주제넘은 일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그런 상황들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있지 않다”며 “‘스트리밍’을 보고 나서 실시간 라이브 콘텐츠를 볼 때 잠깐이라도 영화가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면 영화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어 “어린 친구들이 실시간 방송의 부정적인 부분을 쉽게 접하고, 따라 하는 것 같다. 콘텐츠의 긍정적인 면들을 더 많이 보고 영향받았으면 한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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