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문화평론가 김갑수가 또 자신의 무덤을 팠다.
지난 17일, 채널 '매불쇼'의 '한낮의 매불 논란' 코너에서 김갑수 평론가는 '미성년자 교제 논란'에 휩싸인 김수현을 감싸며, 소아성애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최근 김수현은 故 김새론이 미성년자일 때부터 교제했다는 의혹과 함께 '그루밍' 논란이 제기되면서 많은 비판과 비난에 직면했다.
해당 방송에서 김갑수 평론가는 "사람이 사귀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날 수도 있다"라며 김수현과 故 김새론의 교제가 문제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수현과 관련된 현재의 논란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던 그는 아역 배우였던 김새론이 일찍 사회화가 됐을 거라고 추측했다.
이후 김갑수 평론가는 "(故 김새론이) 16살 때부터 남자를 사귀었고, 남자 나이는 27세였다고 한다. 아마 나였다면 어려서, 비린내 나서 연인으로 안 여겼을 거다"라며 두 사람의 교제를 개인의 특성이자 선택이라 주장했다. 미성년자 교제라는 문제를 생략한 채 나이 차만 언급한 것도 문제였지만, 고인을 언급하며 사용한 '비린내'라는 표현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이런 김갑수 평론가의 말에 대중은 "중학생이 성적대상으로 보인다는 게 개탄스럽다", "미성년 그루밍에 경각심이 없다" 등의 의견을 남기며 분노했다. 결국 방송 다음 날인 18일, 매불쇼 측은 사과하며 "문제가 된 해당 코너는 영구히 폐지하겠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렇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 꽤 오래전부터 김갑수 평론가는 고삐 풀린 행보로 대중의 분노를 사 왔다. 故 김새론을 이야기하며 "비린내 난다"라는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처럼 도 넘은 발언으로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다. 그가 걸어온 길은 되짚어 보면, 지금까지 방송에 문제없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게 놀라울 정도다.
그는 지난 2022년, 뉴진스의 곡 '쿠키'의 가사를 언급하며 "소아성애를 의미하는 롤리타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성적 환상을 다양한 형태로 제공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김수현 논란에서 보인 태도처럼, 김갑수 평론가는 미성년자를 향한 성적인 시선을 개인의 취향으로 포장했다. 그의 위험한 태도는 그때부터 변한 게 없었던 것.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에는 곽튜브의 '대리사과' 논란에 관해 말하며 집단 따돌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태도로 분노를 사기도 했다. 당시 그는 에이프릴 왕따 논란에 관해 "여성 멤버들이 합숙생활 하면 누구는 사이가 나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따돌림 피해 의혹이 있던 이현주에 관해 '왕따를 당할 만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소수를 향한 다수의 폭력을 정당화했다. 김갑수 평론가의 말처럼 '왕따를 당할 만한 사람'이 있어야만 한다면, 수차례 약자들을 등졌던 그의 자리도 마련돼 있지 않을까.
이런 사례로 봤을 때, 김갑수 평론가는 '힘을 가진 자'의 입장에서 사회 현상을 바라보고, 이를 일상적인 '문화'라고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그것이 내재한 문제는 무시한 채 말이다. 단적으로 미성년자와 따돌림 피해자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너무도 편향적이고 위험했다. '문화적 상대성'으로 이를 포장하려 한다면, 윤리·도덕적으로 선을 넘었다고 단호히 말해줘야 한다. 혹은 그가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면, 표현하는 방식이 미숙했기에 조금 더 배우고 대중 앞에 서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문화'는 한 사회가 공유한 행동 양식이다. 그런데 김갑수 '문화'평론가는 지금의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행동 양식과 가치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주장을 펼쳐왔다. 개인의 생각과 취향에 관해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공개적인 곳에서 '문화평론가'라는 이름으로 목소리를 내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그는 문화평론가로서 대중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화의 가치를 알려야 했을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그의 성향과 취향을 문화라 말하며 강요했을 뿐이다.
딱 하나, 김갑수 평론가가 성공한 것도 있다. 말 한마디로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는 거다. 고약한 냄새가 진동하는 언어로 말이다. 그에게 되묻는다.
평론가님, 진짜 비린내 나는 건 누구입니까?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채널 '[팟빵] 매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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