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다음 분사 반대⋯임단협 일괄결렬 예고
카카오 "분사 시작 단계⋯노조 포함 임직원과 소통하며 해결책 모색"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카카오가 포털 서비스 다음(Daum)의 분사를 준비하고 있다. 특단의 대책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분사를 결정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반면 노조는 분사 반대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며 오는 26일 주주총회 전까지 임단협 교섭에 진전이 없을 시 일괄 결렬을 선언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 [사진=카카오]
19일 카카오는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의 분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노조는 고용 안정 우려 등을 제기하며 분사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단식 농성에도 돌입했다.
노조는 이날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한 카카오 판교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경영 위기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지 않고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조정, 분사를 중단하고 협력과 상생을 통한 위기 극복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콘텐츠CIC 분사와 연관된 계열사 업무의 안정성을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다음 포털의 위기를 해결하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카카오 안팎의 의견이다.
19일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한 카카오 판교 사옥 앞에서 다음 사업 부문이 포함된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 분사를 반대하는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유림 기자]
카카오가 다음 포털을 품은 것은 11년 전인 2014년 10월이다. 포털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합병하면서 다음카카오가 공식 출범했다.
모바일 시대에 각자의 강점을 토대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카카오의 카카오톡과 달리 다음 포털은 실적이 지지부진했다.
2023년 5월 카카오는 다음 사업 부문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전환해 설립하고 1년 후에는 콘텐츠CIC로 이름을 바꿨다. CIC란 사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회사 내부에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말한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 경영진이 다음 분사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검색(포털)과 콘텐츠 분야에서 심화하는 경쟁에 대응하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웹사이트 분석 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기준으로 다음의 국내 검색 엔진 점유율은 2.79%를 기록했다. 3%가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에게도 순위가 밀렸다.
모바일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2월 다음의 월간활성화이용자(MAU)는 약 737만명으로, 1월(약 783만명) 대비 줄었다. 이 시기는 9년 만에 다음 모바일앱 전면 개편을 단행한 때였다. 대대적인 개편이라는 승부수에도 이용자 확보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정보기술(IT)이라고 해도 포털과 메신저는 성격이 다르고 사업을 추진해 가는데도 차이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카카오의 주요 사업이 카카오톡(메신저)이다 보니 분사를 통해 다음 스스로 포털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면서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으로 경쟁력 강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카카오측은 "콘텐츠CIC 분사는 이제 막 준비를 시작한 단계로, 분사 법인으로의 이동에 대한 선택권은 각 직원에게 있으며 개별 직원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노조를 포함한 임직원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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