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GTC에서 엔비디아와 다양한 협업 강조…SK하이닉스, 차량용 반도체 전략 소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젠슨 황은 이 자리에서 2028년까지의 인공지능(AI) 칩 출시 로드맵,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한 '아이삭 그루트 N1' 플랫폼, 차세대 자동차 AI 활용 등을 공개했다. /AP=뉴시스
엔비디아가 AI(인공지능)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에서 AI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가 HBM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는 한편 삼성전자가 추격하는 모습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열린 연례개발자회의 'GTC 2025'에서 AI 추론에 활용되는 '블랙웰 울트라'를 올해 하반기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루빈, 루빈 울트라, 파이만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AI 칩의 차세대 버전인 블랙웰 울트라에는 기존보다 용량이 50% 늘어난 HBM3E(288GB)가 적용될 예정이다. 블랙웰 울트라에는 AI가속기 GB300가 탑재되는데, GB300용 HBM3E 12단은 대부분 SK하이닉스가 공급 중이다.
경쟁사보다 앞선 HBM3E 12단 양산 기술을 가진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독주체제가 예상되는 부분이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HBM3E 12단을 개발을 끝낸 상황이지만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 통과와 양산 안정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차세대 HBM에서도 SK하이닉스가 한발 앞서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내년 하반기 '루빈'이라는 새로운 AI 칩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빈에는 AI칩 중 최초로 HBM4가 쓰일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GTC에서 HBM4 12단 모형을 전시하고, 주요 고객사에 세계 최초로 HBM4 12단 샘플을 제공했다. 당초 계획보다 샘플 제공이 앞당겨졌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오는 9월부터 HBM4 12단을 양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도 HBM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 HBM3E 12단 제품을 빠르게 시장에 공급하겠다"며 "HBM4도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차질 없이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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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GDDR7과 반도체 설계에서 엔비디아와 협업…SK, 차량용 반도체도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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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C 2025에서 발표된 'NVIDIA & Samsung's AI Memory'의 발표자료 /자료=GTC 2025
삼성전자는 GTC에서 엔비디아와 다양한 협업을 강조했다. 김인동 삼성전자 DRAM 제품 기획 담당 상무는 엔비디아의 블랙웰과 GPU 지포스 RTX50 시리즈에 쓰이는 GDDR7(그래픽더블데이터레이트7세대)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김 상무는 GDDR7이 AI뿐만 아니라 HPC, 비디오 콘텐츠, 게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엔비디아 제품의 성능 향상에 사용된다고 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반도체 개발 부문에서 엔비디아와 협력도 설명한다. 엔비디아의 리소그래피 계산 플랫폼인 'cuLitho(쿠리소)'를 활용해 리소그래피 개발 속도가 개선된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리소그래피는 웨이퍼 위에 미세한 회로 패턴을 그리는 반도체 제조에서 핵심 공정 중 하나다. 엔비디아의 쿠리소는 TSMC에서도 사용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박정수 HBM 상품기획 TL이 고성능 컴퓨팅과 AI에서 HBM의 중요성을 GTC에서 발표했다. 이와 함께 올해 HBM4를 양산하고, 내년 HBM4E를 선보일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HBM 개발 계획을 설명했다. HBM4 16단에서는 전력 효율이 40%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또 자동차 산업에서의 메모리과 스토리지 특성과 SK하이닉스의 전략을 김기흥 모빌리티사업 TL이 온라인 세션을 통해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HBM2E △LPDDR5 △UFS 3.1 △4세대 SSD 등을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으로 제안했다. AI 서버용 메모리 표준으로 주목받고 있는 SOCAMM(저전력 D램 기반 AI 서버 특화메모리)도 전시했다.
SK 하이닉스 관계자는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가운데 메모리 솔루션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며 "GTC 2025에서 AI 시대를 위한 최적의 메모리 솔루션을 전시하고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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